[시가 있는 월요일] 당신의 칼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3. 12. 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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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결국

평생 가슴속에 간직한 칼 한자루 버리는 일이라고

당신은 바위 위에 칼을 꺼내놓고도

버리지 못하고

그 칼을 들어 기어이 내게 내리꽂더라도

내 야윈 등 뒤에는 꽂지 말아다오(후략)

- 정호승 '당신의 칼' 중

쫓기듯 도망치다 또 한 해가 시작됐다. 얌전하게 또 조심하며 하루를 열어도 삶은 조만간 또 전장이 될 것이다.

어둠을 가르는 칼 한 자루 때문에 삶은 지독히도 엉망이 된다. 산다는 건 내 안의 잘 벼린 욕망부터 버리는 일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오늘은 새로 떠오르는 태양 안에 그 칼을 던져버리자. 녹아 반짝이는 그 잠깐의 빛만 가슴에 품자.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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