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드사, 올해 경영키워드 '생존'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2023. 12. 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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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연체율 증가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데 이어 돌파구로 키우려던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도 개별 시장 리스크 등으로 실적 악화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올해 경영 키워드를 '생존'으로 잡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 대손비용·리스크 관리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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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금리·연체율 상승에
3분기까지 순익 21% 줄어
동남아 할부·리스등 해외서도
고금리 파장에 순익 23% 감소
올해 비용·리스크 관리 중점

카드사들이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연체율 증가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데 이어 돌파구로 키우려던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도 개별 시장 리스크 등으로 실적 악화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올해 경영 키워드를 '생존'으로 잡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 대손비용·리스크 관리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디마케팅(자사 상품·서비스 수요를 줄이는 마케팅)을 통한 비용 절감에도 중점을 둘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1~3분기 카드사 순이익은 2조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5637억원) 감소했다. 고금리 기조로 여신전문회사채(여전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보이며 조달비용이 올라가고 경기 둔화로 연체율이 높아진 것 등이 카드사 실적이 이처럼 급감한 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3.961%였던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10월에 4.938%까지 올랐다.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 3분기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은 2022년 0.98%에서 2023년에는 1.6%로 치솟으며 대손비용 부담 또한 한층 늘었다.

카드사들은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고금리와 개별 시장의 부진 요소가 겹쳤다.

국내 카드사 중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5개사(신한·KB국민·롯데·우리·BC카드)의 2023년 1~3분기 누적 순이익을 합산하면 259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 감소했다. 롯데·우리·BC카드의 실적은 소폭 개선됐지만 사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신한·국민카드의 실적이 악화됐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자금 조달비용이 급격히 상승한 가운데 동남아도 국제 시장의 영향을 받아 할부금융 시장이 부진하자 해외법인 실적이 덩달아 악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베트남 시장에서는 현지 전자상거래 기업과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법인은 군부 쿠데타 여파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해외법인 운영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국민카드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지 4년 만인 2023년 해외법인 영업자산이 1조5000억원을 돌파했고, 신한카드의 카자흐스탄 법인은 현지 자동차 딜러사에서 투자금 301억원을 유치했다.

국내외 시장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은 올해 시장 상황을 보면서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시장 환경의 변화를 지켜보며 실적을 개선할 전환점을 찾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 대손비용·리스크 관리, 디마케팅을 통한 비용 절감 등이 주요 경영 코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카드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카드사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과 리스크 관리"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가 데이터나 금융 플랫폼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주요 목표는 아니다"며 "기존 사업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고 실적 방어가 목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국내보다는 상대적으로 해외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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