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등판 돌풍? 미풍? … 박빙승부 수도권서 청년표심 꿈틀
무당층 50% 달하는 20대서
여성 국힘 지지율 상승 주목
이준석·이낙연 신당 임박
'2016 국민의당' 재현 관심
비례대표 제도 변동 변수로
한동훈 쇄신 속도내기 시작
尹지지율 정체는 與에 부담
올해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열리는 해다. 지난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택한 국민이 총선에서 의회 권력 교체에 나설지, 아니면 윤석열 정부 견제를 택할지 주목된다.
선거는 '구도'와 '바람'의 조합에서 승패가 갈린다. 제3 신당 출현이나 비례대표제 선출 방식은 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현역 의원의 물갈이 폭이나 참신한 새 인물 영입은 바람을 일으킨다. 총선을 앞두고 간판 인물을 교체하는 것 역시 '순풍'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애초 판세는 더불어민주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였으나 여러 변수가 등장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야 중 누가 이길지는 아직 모르지만 21대 총선처럼 한 정당이 압도적으로 의석을 차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접전을 예상했다.
① 캐스팅보트 2030 표심
수도권에는 수천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선거구가 여러 곳이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12월(1~2주 통합 기준) 정당 지지도를 세대별로 보면 민주당을 국민의힘보다 선호하는 연령대는 40대, 50대, 30대 순이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높은 연령대는 70대 이상과 60대다. 흥미로운 점은 18~29세에서 양당이 엇비슷한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12월 들어 오히려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이내에서 소폭 역전한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이 보수 후보 지지로 다수 돌아섰다면, 12월 갤럽 조사에선 20대 여성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8%포인트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30대도 민주당 지지율(34%)이 국민의힘 지지율(28%)보다 높지만 4050에 비하면 쏠림이 훨씬 덜하다는 특징이 있다. 올해 처음 선거권을 행사하는 만 18세도 50만표에 육박한다.
② 신당 바람 얼마나 불까
신당의 등장은 8년 만에 총선 판을 흔들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거대 양당 전 대표가 나란히 제3지대로 넘어와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당시 안철수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은 38석을 얻어 제3당이 됐고, 민주당과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각각 123석, 122석에 머물렀다. 특히 비례대표 의석수는 국민의당이 13석으로 민주당과 같았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정의당은 진보당, 녹색당, 노동당 등과 선거 연대에 나섰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 양향자 의원이 이끄는 '한국의희망'도 중도 진영에서 연대를 꾀하고 있다. 엄기홍 경북대 교수는 "이준석 전 대표 때문에 떠났던 20대 여성이 오히려 국민의힘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또 이낙연 전 대표 때문에 민주당을 떠날 지지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③ 비례대표, 병립이냐 준연동형이냐
신당 성공 여부는 총선 100일 전까지 확정하진 못한 '비례대표제' 선출 방식과 연관성이 크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가 유지되면 이론적으로 소수 정당이 의석을 확보하기가 용이하지만 위성정당, 자매정당 난립이 불 보듯 뻔하다. 다만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고 해도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한다면 21대 총선처럼 사후적으로 양당 체제가 계속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2016년 방식인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해도 거대 양당에 유리한 구조다. 정치권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한 정당은 해당 권역에서 최소 7%를 득표해야 1석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는 "오히려 병립형이 제3당에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정당이 난립하지 않으면 과거 국민의당 효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④ 尹 지지율 정체, 韓효과로 커버할까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30%대 초반에서 정체돼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난해 1월 36%를 기록한 뒤 33%(3월)→35%(6월)→32%(9월)→31%(12월) 등으로 횡보했다. 야당이 강행한 특검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지지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에는 현직 대통령 지지율에 3을 곱하면 여당의 총선 의석수가 나온다는 속설이 있다. 이에 따르면 여당이 100석을 얻지 못할 것이란 얘기가 된다. 그러나 여당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해 당의 간판을 바꿨다. 한 위원장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앞서기도 했다. 다만 강경태 신라대 교수는 "효과 지향적으로 일하면 총선 전까지 어느 정도 '한동훈 효과'가 지속되겠지만 시간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⑤ 인적 쇄신이 바람몰이 좌우
여야가 얼마나 새로운 얼굴로 국민 표심에 호소할지도 주목받는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현역 의원의 물갈이 폭이 확대되고 소위 '789세대'가 전면에 등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현역 의원 최소 20% 공천 배제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하며 공천 룰 세팅에 나섰으나 인적 쇄신 폭은 국민의힘보다 작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탈당 등으로 자리가 비는 지역구는 10여 곳에 그친다. 새 인물이 당내 경선을 통해 현역을 눌러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1대 총선 공천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현역 교체율은 43.5%, 민주당은 27.9%였지만 결과는 민주당 압승으로 나타났다.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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