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먼저 쓴거 아냐?”…러 “우크라가 집속탄 쐈다, UN서 논의해야”
러시아 비상사태부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낮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에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이 집중되며 시내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성인 12명과 어린이 2명 등 총 14명이 사망했고,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108명이 다쳤다.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30km 남짓 거리에 위치한다. 이날 공습으로 벨고로드 시내에서는 10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40여개의 민간 시설물이 파괴됐다고 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벨고로드 상황과 관련해 보고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하일 무라시코 장관 등 보건부 인력을 현장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군이 체코산 RM-70 ‘뱀파이어’ 다연장로켓은 물론, 금지된 집속탄 형태의 빌카(Vilkha) 미사일 2발을 벨고로드 시내에 무차별적으로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포탄은 대부분 격추됐지만, 일부가 도시를 타격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게 러시아 측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브랸스크 지역에서도 아동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된 ‘집속탄’은 한 개의 폭탄 내에 또 다른 소형 폭탄들이 여럿 들어있는 무기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과 독일에 의해 개발됐다. 시한장치가 목표물 상공에서 모(母)폭탄을 터뜨리면 그 안에 있던 자(子)폭탄이 쏟아져 나와 목표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원리다.
군 항공기나 지상에 있는 특수전 병력이 레이저로 유도해 타격하는 유도탄보다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그 위력이 상당해 민간인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단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결국 2010년 8월 ‘집속탄사용금지조약(오슬로조약)’이 발효되면서 국제법상 사용이 금지됐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전장의 패배로부터 관심을 돌리고, 러시아군이 비슷한 행동을 하도록 도발하려고 이 같은 공격을 감행한 것”이라며 “이번 범죄는 처벌받지 않고 지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역시 “벨고로드에 대한 테러 공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안보리 회의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러시아 측이 먼저 집속탄과 백린탄 등을 사용해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촬영한 우크라이나 동부 기차역 현장의 미사일 잔해 사진을 본 전문가들은 이를 집속탄 장착이 가능한 ‘토치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피란민이 몰려들던 우크라이나 기차역에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도 시리아와 체첸 등에서 광범위하게 집속탄을 사용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유엔 감시단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직접 확인한 것만 최소 24건,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제 인권 기구와 함께 확인한 것은 수백건이다.
또 작년 3~5월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공격할 때는 ‘백린탄(白燐彈)’까지 사용해온 러시아가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주요 외신의 해석이다.
한편 전날 러시아는 미사일 122발, 드론 36대를 동원해 키이우와 하르키우, 오데사, 드니프로 등 우크라이나 전역을 포격했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규모 공습이었다.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총 39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거의 120개의 도시와 마을이 피해를 보았고, 수백개의 민간 시설이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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