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새로운 적' 등장…시간이 없다" 외신 경고한 이유

[안양=뉴시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한국군의 새로운 적(敵)으로 떠올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7월 27일 경기도 안양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2023.07.27.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한국군의 '새로운 적(敵)'으로 떠올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31일 뉴시스에 따르면 미국 CNN은 최근 인구 감소에 따른 한국의 병력 자원 부족 문제를 조명했다.

한국은 현재 50만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여성 1인당 0.78명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병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CNN은 "세계 최저 출산을 기록하는 한국이 (지정학적인) 긴장감이 점점 높아지는 서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충분한 병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마주할 수 있다"고 전했다.

CNN은 "현재 병력을 유지하려면 매년 20만명의 병사가 입대하는데 지난해(2022년) 출생아 수가 25만명인 상황에서 현재 규모의 병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즉 남녀 성비를 50대 50으로 계산해도 한국에서는 여성은 징집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20년 후에는 12만5000명만 입대하게 된다.

신생아수도 해가 지날수록 더 빠르게 감소될 전망이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연간 신생아 수를 2025년 22만명, 2072년에는 16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CNN은 또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인구 감소에 대비해 2006년 67만명이던 상비병력 정원을 2020년의 50만명 이하로 줄이고 군 정예화 등을 추진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는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해에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5번 발사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적의 핵 공격 시 주저 없이 핵으로 보복하겠다고 말하는 등 한국이 직면한 안보 위협은 계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CNN은 "한국 정부가 군 기술 첨단화를 통해 국방력 보완하려 하지만, 병력은 국방력 유지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전했다.

이어 CNN는 저출산 배경하에 필수 병력 확보 대응책으로는 예비군 활용 및 여군 확대 등이 제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한국군에서 자원입대한 여군의 비율은 3.6%에 불과한데, 이스라엘 징집 여군의 40%, 미국과 캐나다의 자원입대 여군의 16% 이상에 비하면 늘릴 공간이 있다는 의미다.

CNN는 "그러나 여군 비율 확대 방안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면서 "전통적으로 가부장제인 한국 사회에는 여성 징병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많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변화를 위한 시간표는 없고, 한국에는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다"면서 "한국 통계청은 출산율이 2025년 여성 1인당 0.65명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