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신년엔 해외·오프라인 승부
롯데, 신흥국·선진국 진출 확대
신세계, 점포 단장·수익성 개선
현대百, 지주사 체제 정립 총력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힘들었던 유통 업계가 새해를 맞아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국내 유통 '빅3'로 꼽히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각각 해외 진출 확대, 수익성 개선, 지주 회사 체제 안착을 2024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31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롯데그룹은 최근 세운 2024년 사업 계획의 방점을 해외 사업 비중 확대에 찍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 7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 사업과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및 신사업에 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강조한 것의 연장선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진출해 6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올해 4분기 중에 인도네시아 말랑 지역에서 새 도매 점포를 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동남아시아 내에서의 'K푸드' 인기에 발맞춰 해외에서 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백화점의 경우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지방 중소형 점포도 활성화에 나선다.
롯데칠성음료는 2022년 매출의 12% 수준이었던 해외 사업 비중을 2023년 21%까지 끌어올렸고, 올해에는 38%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 카자흐스탄 등 고성장 신흥 시장에 진출했던 롯데웰푸드는 북미 지역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베트남 매장을 현재 200개 수준에서 4년 안에 400호점까지 늘린다. 인접국인 미얀마와 선진 외식 시장인 미국 진출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비유통 분야에서는 바이오, 헬스케어 등에서 신사업 투자를 강화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에 총 36만ℓ 규모 항체 의약품 생산시설을 착공하고, 롯데헬스케어는 헬스케어 플랫폼 '케즐' 서비스를 확대한다.
신세계는 사업의 비효율을 줄이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경영 의사결정에서 수익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실적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점포 재단장에 착수했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대대적으로 리뉴얼에 나선 강남점 식품관은 영업 면적 7200㎡(약 2200평)를 2만㎡(약 6000평)가 넘는 국내 최대 식품관으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기존 면세점 공간은 올해 중반께 국내 최대 수준의 와인 전문관과 프리미엄 푸드홀로 개편한다.
신세계의 다른 한 축인 이마트는 편의점(이마트24)·슈퍼(이마트 에브리데이)와의 통합 운영을 완성할 계획이다. 3사 매입·운영·물류 기능을 합쳐 상품 조달비용을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익을 개선하겠다는 포석이다. '피코크' '노브랜드' 등 자체브랜드(PB) 강화도 수익성 개선 작업의 일환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도입한 지주 회사 체제를 착근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정점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로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이룬다는 '비전 2030' 달성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지주사 차원에서 신사업을 발굴·육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지주 회사 체제의 경영 기반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사업 안정화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면서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을 확립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압구정 본점과 판교점 등 핵심 매장을 중심으로 리뉴얼을 지속할 계획이다. 더현대 광주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용지 매입 등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연면적만 더현대 서울의 1.5배에 달하는 30만㎡(약 9만평)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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