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채용비리 책임자 징역형 확정…"공정성 심각 훼손"

LG전자 신입사원 채용 비리 혐의로 기소된 당시 인사 책임자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위계 및 공모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LG전자 본사 인사 책임자였던 박씨는 2013∼2015년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서 이 회사 임원 아들 등을 부정 합격시킨 혐의로 재판에넘겨졌다. 그는 실무진과 함께 이른바 ‘관리대상자’에 해당하는 응시자 2명이 각각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에 불합격했음에도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현재 LG그룹 연수기관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박씨는 재판에서 “채용 행위는 사기업의 재량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범죄가 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사기업의 정당한 채용 재량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회사의 채용업무를 방해한 범행”이라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급심 재판부는 “박씨는 지원자의 능력이나 자질과 무관하게 인적 관계나 사업적 이해관계에 따라 의사결정권자의 일방적인 지시나 결정에 따라 합격자를 정했다”며 “이는 공개 채용의 취지를 몰각시키고 사회 통념상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 구성원들에게 큰 허탈감과 분노를 자아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다만 “박씨의 범행은 아직 우리 사회나 기업의 구조적 부조리에 기인한 측면이 일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판단에 법리 오해 등 오류가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