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콜택시도 잡기 어려운데 일반 택시 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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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서 지적·지체장애가 있는 9살 아들을 키우는 류지민(46)씨는 2주째 아침마다 장애인 콜택시를 잡느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류씨 아들은 휠체어는 타지 않지만, 택시를 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장애인 콜택시가 아닌 경우 이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장애인 전용 콜택시가 아닌 일반 택시를 바우처로 탈 수 있는 예산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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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대에서 30대로 감차
서울 강남구에서 지적·지체장애가 있는 9살 아들을 키우는 류지민(46)씨는 2주째 아침마다 장애인 콜택시를 잡느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류씨 아들은 휠체어는 타지 않지만, 택시를 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장애인 콜택시가 아닌 경우 이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는 운동치료를 받지 못하면 몸과 혀가 굳어 매일 치료가 필요한데, 택시가 오지 않아 병원 치료를 제대로 못 받을 때가 많아요.”
서울시가 비휠체어 중증장애인들이 타는 전용 콜택시(개인임차택시)를 기존 78대에서 2024년엔 30대로 줄이기로 하자, 장애인과 가족들은 ‘이동권 제한이 커진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장애인 전용 콜택시가 아닌 일반 택시를 바우처로 탈 수 있는 예산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장애 이해도가 낮은 일반 택시는 현실적으로 이용하기 어렵고, 탑승 우선순위에서 배제된다며 현실적이지 않은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에 사는 비휠체어 중증장애인들은 크게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장애인 전용 콜택시를 이용하거나, 일반 택시에 장애인을 태우면 시가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바우처 택시’를 탄다. 넓게 개조된 콜택시(특장차)도 탈 자격은 있지만, 휠체어 장애인도 장시간 기다려야해 이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전용 콜택시를 감차하는 만큼 바우처 택시를 기존 1600여대에서 지난 9월부터 7600여대로 늘려 운영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애 당사자나 가족들은 전용 콜택시를 선호해왔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12)을 키우는 김아무개(52)씨는 “자폐나 지적장애 아이들의 경우 언제 소리를 지르고 발작이 올지 몰라 일반 택시를 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증 지체장애인 이아무개(25)씨는 “계단 내려가는 것만 10~20분씩 걸리는데, 일반 택시는 그 시간을 기다리면 영업수익이 줄어 기다리지 않는다”며 “그래서 10분 만에 잡히는 바우처 택시 대신 1시간 정도를 기다리는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왔다”고 했다.
7년 넘게 장애인 전용 임차택시를 운전한 기사 ㄱ(54)씨는 “바우처 택시는 장애 아동이 발작하면 중간에 하차시킨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전용 택시는 장애 특성과 불편함에 맞춰 운행하고 승하차 서비스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애인이 탑승할 경우 바우처 택시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보수 교육을 진행하는 등 비휠체어 장애인들의 이동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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