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경기 석달째 위축 국면…12월 PMI 예상치 하회

월별 중국 제조업 PMI.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채 한 해를 마무리했다. 중국은 국내외 수요 부족 등으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새해를 맞게 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0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전달보다 0.4포인트 낮아진 것이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 조사를 토대로 중국의 12월 제조업 PMI가 여전히 위축 국면에 머물겠지만, 전달(49.4)보다는 소폭 상승해 49.5~49.6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기업 구매 담당자 대상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50을 기준선으로 본다.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고, 50 아래면 위축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50 아래에 머물던 제조업 PMI는 지난 9월 50.2를 기록하며 확장 국면에 진입했지만 10월에 다시 49.5로 떨어졌다. 이후 두 달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는 12월 대기업 PMI가 전달보다 0.5포인트 낮아진 50.0을 나타냈고, 중형기업(48.7)과 소형기업(47.3) PMI도 각각 전달보다 0.1포인트와 0.5포인트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가 바닥을 쳤다.

중국 당국은 계절적 요인과 국내외 수요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자오칭허(趙慶河) 국가통계국 고급통계사는 “일부 기초 원자재 업종의 생산 비수기 요인 등으로 제조업 PMI가 떨어지는 등 경기 수준이 다소 하락했다”면서 “현재 외부 환경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해외 주문 감소와 국내 수요 부족을 주요한 어려움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건설업과 서비스업 동향을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는 다소 반등했다. 12월 비제조업 PMI는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한 50.4로 조사됐다. 지난 9월 51.7에서 10월 50.6로 낮아진 뒤 11월 50.2까지 떨어졌던 비제조업 경기 지수가 3개월만에 소폭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건설업 활동 지수가 56.9로 전달보다 1.9포인트 오른 반면 서비스업 지수는 49.3으로 전달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는 이날 “중국의 주요 공장 활동 지표가 3개월 연속 위축되며 올해를 마감했다”며 “이는 2024년 중국의 경제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부문의 회복을 기반으로 2024년에는 성장이 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해결되지 못한 구조적 문제들이 중국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계속 끌어내릴 것”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