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기지 주민에 상업용지 우선권’ 약속 어긴 LH…2심도 “214억 배상”

이슬비 기자 2023. 12. 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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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평택 미군기지에 살던 원주민들에게 상업 용지 우선 선택권을 주기로 한 약속을 어긴 한국토지공사(LH)가 정부와 함께 214억원을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성지용)는 김모씨 등 이주민 180명이 LH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처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LH와 정부가 함께 1인당 1억∼1억2000만원씩 총 214억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16년 12월부터 발생한 지연손해금도 지급하도록 해 실제 배상금은 더 클 전망이다.

김씨 등은 평택시 대추리·도두리에서 농사 등을 짓다가 미군기지가 평택에 재배치될 때 땅이나 시설 소유권을 내놨다. 국방부는 미군이전평택지원법에 따라 2005년 이들에 대해 ‘협의에 따라 땅 등을 양도한 이들에게는 평택의 도시개발지역 중 상업 용지 8평을 공급하고 위치 선택 우선권을 부여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 대책에 따른 도시개발·공급 등 업무를 위탁받은 LH가 2016∼2017년 실제 분양 과정에서 다른 주민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위치 선택 우선권을 인정하지 않고 추첨하겠다고 약속을 뒤집었다. 이주민 대부분은 반발하며 분양 절차에 참여하지 않았고 ‘알짜’로 평가된 땅은 다른 이들에게 분양됐다.

주민들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해 2021년 10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고 민사소송도 제기해 1심에 이어 2심도 승소했다.

재판부는 “LH는 국방부가 원고들에게 공언한 위치 선택 우선권에 구속됨에도 이를 침해했다”며 “공사는 불법행위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고 정부도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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