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인상에 중고폰 눈돌리는데…내폰 서랍속 신세인 이유

심지혜 기자 2023. 12. 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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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6명이 이용 끝낸 스마트폰 보유
KISDI "개인정보 유출 우려 해소시 시장 활성화"
[쿠퍼티노=AP/뉴시스] 12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 '원더러스트'가 열려 아이폰15 프로가 소개되고 있다. 아이폰15 시리즈에는 기존 라이트닝 포트 대신 아이폰 처음으로 'USB-C' 충전단자가 도입됐다. 2023.09.13.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휴대폰 가격 상승으로 중고폰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10명 중 6명이 이용을 끝낸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주된 이유다.

30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박진환 부연구위원은 '국내 중고폰 시장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박 부연구위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와 표본 설문조사(1228명 응답)를 기반으로 추정한 중고폰 시장 규모는 2021년 682만대에서 2022년 708만대로 늘었다.

해외에서도 중고폰 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까지의 전세계 중고폰 연간복합성장률은 10.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2026년에는 중고폰 출하량이 4억1500만대에 이르고 시장가치는 약 999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고폰 시장 성장의 주된 이유로는 '휴대폰 가격 상승'이 꼽힌다. 박 부연구위원은 "휴대폰 가격 상승과 더불어 휴대폰 교체주기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중고폰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휴대폰 단말기 평균가격은 87만3597원으로 9년 전 대비 41% 증가했다. 연평균 가격상승률은 약 4%다. 이는 지난 10년간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인 1.62%보다 높다.

중고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래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부연구위원이 실시한 설문에서는 가장 최근 이용 종료가 된 스마트폰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62.5%가 보관중이라고 답했다.

대리점, 중고폰 업체 등의 사업자에게 판매했다고 답한 이들은 17.5%이며 개인간 거래를 통해 판매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였다. 폐기했다는 응답은 8.1%다.

중고폰 시장이 매년 상승하는 추세임에도 시장 참여를 주저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주된 이유로 분석됐다. 이용 종료된 휴대폰을 판매해본 경험이 없는 이유로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50.8%, '책정된 가격이 낮아서' 18.8%, 귀찮아서가 32.7%, '판매 경로를 알지 못해서' 20.4%, '단말기 고장'이 15.8%로 조사됐다.

박 부연구위원은 "제도를 활용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해소할 경우 개인 중고폰 총 거래 규모가 증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고폰은 주로 전문 업체를 통한 거래나 개인 거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휴대폰 판매 전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이 요구되지만, 이를 잊고 그냥 거래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그러다 거래한 사람으로부터 사진 유출 협박을 받는 피해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폰체크'라는 업체가 중고폰의 상태를 검사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검사 결과를 인증해 주고 있다.

일본은 모바일 기기 재사용 단체가 중고폰 사업자 인증제를 운영한다. 이 단체는 중고폰 매입, 검사, 등급, 판매 등 각 업무에 대해 준수해야 하는 법령과 표준적인 실시 방법 등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

이에 우리 정부도 '중고폰 사업자 인증제도'를 준비, 시장을 활성화를 추진한다. 현재 중고폰 시장이 다소 음지화 돼 있어 인증제도를 통해 거래를 투명화하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해소하는 등 양지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사, 유통협회, 중고폰업체,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과 함께 마련한 '단계별 휴대폰 데이터 유출방지 방안'을 통해 데이터 유출 방지 방안을 안내하고 있다.

방통위는 중고폰 매입시 약정서에 데이터 삭제 확인란을 포함하도록 했다. 개인간 거래의 경우에는 거래 플랫폼이 대해 데이터 삭제 방법을 안내하고 표준약정서를 마련해 사용하도록 했다.

특히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는 데이터삭제 업체 지금이레이저와 협약을 맺고 정보유출 방지를 위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보호를 위한 솔루션인증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중고폰 업체의 신뢰도와 투명성이 시장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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