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노자의 벗, ‘김해센터’…14년 만에 불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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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부원동 '김해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김해센터는 전국 단체 가운데 2번째로 규모가 커 지역 외노자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해외노자센터의 한 이주여성 상담사는 "우리센터는 네팔,우즈벡, 중국 등 7개 나라에서 온 이주여성이 상담원으로 많은 업무를 처리해왔다"며 "미등록 외노자도 많을 텐데 문턱이 높은 관공서를 찾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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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내년도 전국 9개 민간 위탁센터 운영비 배정않아
김해센터, 전국 두번째 규모여서 빨간불
업무, 노동부 산하 기관으로 분산…혼란 이어질 듯
31일 오전 부원동 ‘김해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평소 외노자들의 민원처리로 북새통을 이뤘을 이 곳은 난방도 꺼진 채 정적만이 감돌았다.
한 쪽에는 센터 직원 3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서류정리를 하고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체불임금, 체류서류, 한국어교육, 도서관 운영 등 다양한 복합민원을 해결하던 이 곳이 이날을 마지막으로 폐쇄된다.
이를 모른 채 들린 거제 조선소의 용접공인 우즈벡출신 아브로(30)씨는 서툰 우리말로 “용접기사 국가자격증 회득 문의를 위해 찾았는데 문을 닫는다니 황당하다”며 “민원처리를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기자에게 반문했다.
5분 뒤에 들린 네팔인 칸차만 (34)씨도 “밀린 월급 등을 해결하기 위해 찾았는데 헛걸음만 쳤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 처럼 김해지원센터가 문을 연지 14년만에 폐쇄된다. 마지막날 센터 안은 하루종일 ‘혼돈스런’ 분위기가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이 같은 혼란은 고용노동부가 지난 9월 김해, 의정부 등 전국 8개 민간단체에 대한 위탁을 중단하고 폐쇄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 해 전국적으로 70억 원이 필요한 내년도 운영비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 전국 외노자 등이 들고 일어나 국회에 ‘외노자센터’를 살려달라며 건의했으나 국회도 끝내 묵살했다.
내년부터 외노자 업무 가운데 한국어교육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기존 각종 상담업무는 고용노동부 산하 지청에서 이원화된다.
김해센터는 전국 단체 가운데 2번째로 규모가 커 지역 외노자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7500여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외노자 업무가 상당하고 밀양,서부산은 물론 어업(부산,울산) 민원까지 도맡고 있어 영역이 광범위하다.
김해외노자센터의 한 이주여성 상담사는 “우리센터는 네팔,우즈벡, 중국 등 7개 나라에서 온 이주여성이 상담원으로 많은 업무를 처리해왔다”며 “미등록 외노자도 많을 텐데 문턱이 높은 관공서를 찾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김해센터에서만 다문화세대 등 17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백남경 김해외노자센터장은 “외노자입장에서 편안한 ‘사랑방’이 사라진 것”이라며 “외노자가 급증하는데 복지구조가 흐트러질 경우 국익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외노자의 한국 입국은 연간 5만6000여명에서 올해 12만 명, 내년 16만5000명으로 급증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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