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힘 싣는 LG전자…영상지능연구실 신설

CTO 산하 AI 연구소에 신설
아마존GO 출신 김재철 상무가 지휘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6G 테크 페스타’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LG전자>

LG전자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래 먹거리 사업 육성을 위해 조직개편에 나섰다. 3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인공지능연구소에 영상지능(Vision Intelligence)연구실을 신설했다. 여러 팀을 총괄하는 실(室)급 조직으로 아마존 Go 출신인 김재철 LG전자 상무가 실장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직개편은 LG전자의 컴퓨터 비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컴퓨터 비전은 딥러닝과 추론 기술 등을 활용해 사진·영상 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AI를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 △제조공정 개선 △가상현실·혼합현실 등에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에 적용하면 차선 인식이나 장애물 회피에도 활용될 수 있다”며 “제조 라인에서는 품질 검사와 공정 모니터링 등에 응용하면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혼합현실(MR)에서는 사물·공간을 인식하고 사용자 움직임을 추적하는 데 활용된다.

업계 안팎에선 LG전자가 영상지능연구실을 통해 미래사업 육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령 인캐빈 모니터링 시스템(DIMS)에 영상지능을 적용하면 차량 운전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LG전자 스마트 팩토리인 창원·테네시 공장의 기술도 고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전자 올레드TV에 탑재된 영상지능 AI 프로세서가 화질·선명도를 자연스럽게 보정해주고 있는 모습 <LG전자>

기존의 주력 사업이었던 가전에도 접목할 수 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 탑재된 AI 프로세서를 통해 화면을 스스로 인식해 최적화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로봇청소기는 영상지능 센서를 통해 맞춤 청소를 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이같은 잠재력에 주목해 발 빠르게 미래성장 동력으로 영상지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병훈 LG전자 CTO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비전을 밝히며 힘을 실은 바 있다. LG전자는 고객경험 혁신과 업무 효율화라는 2가지 관점에서 AI 연구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컴퓨터 비전 시장 규모는 2023년 172억달러(약 22조원)였지만, 2028년까지 연 21.5% 성장하며 457억달러(약 5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오는 8일(현지시간)에 열리는 CES 2024에 앞서 ‘월드 프리미어’ 연사로 나선다. 이 자리에서 LG전자가 AI를 바탕으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