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의회 패싱’ 이스라엘 무기 판매에…민주당 상원의원, 공개 비판
미국 정부가 또다시 의회 승인을 건너뛰고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하자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3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팀 케인(버지니아주)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의회의 감시하에 다른 나라로 무기를 이전해야 한다”면서 “이번 결정의 근거에 대한 공개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케인 의원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의회 승인을 받지 않고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미국 국민을 어둠 속에 가두는 것과 같다”면서 “행정부가 다른 나라에 무기를 판매할 때 의회 승인을 건너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전날 긴급 조항을 발동해 의회 승인을 건너뛰고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판매 장비는 155㎜ 포탄에 필요한 퓨즈, 뇌관 등으로 모두 1억4750만달러(약 1913억원) 규모다.
국무부는 “미국은 이스라엘 안보에 전념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직면한 위협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국 국익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국제인도주의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력히 강조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라 외국에 무기를 팔기 전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긴급 조항을 발동할 경우 의회 승인이 없어도 가능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긴급 조항을 발동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은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9일에도 1만4000발의 탱크용 탄약에 대한 판매를 같은 방식으로 승인했다.
이스라엘은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으로) 강화된 능력을 본토 방어 능력과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라며 “국제인도법에 부합하는 군수품을 사용하는 것은 모든 국가의 의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 속에서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강도 높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는 2만명을 넘어서는 등 민간인 희생자 규모가 치솟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자 미국은 이스라엘에 민간인 보호를 위해 저강도 공세로 전환할 것을 압박하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지속적으로 무기를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자지라의 정치분석가 마르완 비샤라는 미국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놀라운 일”이라면서 “도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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