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새해 양안·미중 관계 가를 중대 변수…판세는 오리무중

이종섭 기자 2023. 12. 3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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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월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가 2024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와 미·중 관계를 가를 중대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들쑥날쑥하게 나오는 등 판세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31일 대만 TVBS 방송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날 유권자 13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반중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총통)·샤오메이친(蕭美琴·부총통) 후보는 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친중 성향인 제1야당 중국국민당(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총통)·자오샤오캉(趙少康·부총통) 후보(30%)와의 지지율 격차는 3%포인트로 오차범위(±2.7%포인트) 안에 있다. 해당 조사에서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 커원저(柯文哲·총통)·우신잉(吳欣盈·부총통) 후보 지지율은 24%였다.

TVBS가 직전인 28일 실시한 조사와 비교해 보면 라이·샤오 후보 지지율은 4% 포인트 떨어졌고, 허우·자오 후보 지지율은 3%포인트 낮아져 양당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4%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마이포모사)가 비슷한 시기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진당과 국민당 후보들 간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27∼29일 유권자 1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0일 발표한 조사(오차범위 ±2.7%포인트)에서 라이·샤오 후보 지지율은 39.6%로 허우·자오 후보(28.5%)에 11.1%포인트 앞섰다. 커·우 후보 지지율은 18.9%였다.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19∼21일 실시)에서 오차범위(±2.6%포인트) 안에 있던 라이·샤오 후보(37.3%)와 허우·자오 후보(33.4%)간 지지율 격차가 일주일 새 3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상반된 여론조사 흐름은 선거 결과를 더욱 예측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다만 대만 총통 선거가 반중 성향의 집권 민진당과 친중 성향의 제1야당인 국민당간 양강 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음은 분명하다. 자연스럽게 이번 선거에서는 대만 독립과 양안 관계 설정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라이 후보는 지난 30일 진행된 TV 토론에서 대만 독립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만 독립은 기본적으로 대만의 주권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이는 2300만 대만인의 일이며,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우 후보가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한 양안간 합의)’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상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허우 후보는 대만 독립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집권 민진당의 실정이 양안의 군사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판하면서 대화와 교류를 통해 평화로운 양안 관계와 아름다운 대만을 만들겠다고 맞받았다.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양안 관계에 하나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민진당이 재집권 할 경우 중국은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제재 수위를 높이며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공산이 크다. 반면 친중 성향 국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중국은 양안간 대화와 교류를 확대하며 온건한 통일 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만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미·중 관계 있어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30일 토론회에서 나온 라이 후보의 대만 독립 관련 발언을 두고 “완고한 대만 독립론자이자 양안 평화 파괴자로서의 진면목을 드러낸 것”이라며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 평화는 물과 불처럼 대립하는 것이며, 대만 독립 행위를 분쇄하고 통일을 완성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반발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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