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 증시 22% 상승...우리나라 성적표는?

김은정 기자 2023. 12. 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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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거래 중개인이 주식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조선일보DB

올해 전세계 증시가 22% 올라 2019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된 것이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30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세계 주식시장 흐름을 나타내는 MSCI 월드 지수는 올해 22% 급등했다. 이는 2019년(25%) 이후 최대폭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며 각국에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해 전월(3.2%)에 비해 소폭 낮아졌고 영국 인플레이션은 3.9%로 하락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또한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2.4%로 떨어졌다. 통상 금리가 내리면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는 회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FT는 “뉴욕증시의 강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MSCI 월드 지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확연히 꺾인 것으로 나타난 지난 10월 이후에만 16% 급등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9일 소폭 하락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8% 떨어진 4769.83으로 장을 종료했다. 역대 최고치(4796.56)에는 살짝 못 미친 수준이지만 9주 연속 상승 기록을 남겼고,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24% 상승하며 성공적인 마무리를 맺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날 각각 0.1%, 0.6% 하락 마감했다. 장기 랠리(상승)에 대한 과열 부담 등에 기술적인 조정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올 한해 다우 지수는 14%, 나스닥 지수는 43% 올라 코로나 이후 역대급 강세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편 우리나라 코스피는 올해 19% 상승해 전세계 증시 상승률(22%)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공매도 전면 금지 등의 영향으로 지난 11~12월 두 달 동안에만 15%가 올라 G7(주요7국) 및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요국 증시도 대체로 올해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 지수가 30% 올랐고, 독일 DAX 지수와 인도 센섹스 지수가 각각 19%, 18%씩 상승했다.

이밖에 유로스톡스50(+17%), 프랑스 CAC40 지수(+14%) 등도 반등했다.

반면 부동산 개발업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중화권 증시는 연간 기준으로도 하락 마감했다. 홍콩 H 지수가 16%, 상해종합지수가 올 한해 5% 하락했고,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상위 300개 주식을 담고 있는 CSI300 지수 역시 12% 빠졌다.

한편 유럽에선 영국 FTSE100 지수가 올해 2.4% 오르는데 그쳐 미국이나 기타 유럽국에 비해 유독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FT는 “FTSE100 지수에는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광업 그룹과 에너지 기업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했다”며 “영국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다른 유로존 국가에 비해 더딘 것도 이유”라고 했다.

일각에선 시장이 금리 인하를 너무 낙관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PGIM 픽스드인컴의 최고투자책임자(CIO) 그렉 피터스는 “새해엔 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어느정도 식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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