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등 SNS, 美 미성년자로부터 연 14조원 광고 수입”

하버드 연구팀 “청소년 정신건강 영향 가능성…정부 규제 도입 필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엑스(X·옛 트위터), 스냅챗, 틱톡, 페이스북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냅챗·틱톡·엑스(X)·유튜브 등 6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지난해 미국에서 정신건강 문제에 취약할 수 있는 18세 미만 청소년들로부터 110억달러(약 14조2890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하버드대 T.S. 챈 공중보건대학원 어맨다 라풀 교수팀은 지난 28일 과학 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서 6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18세 미만 청소년 사용자 수와 관련해 광고 수익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소셜미디어의 청소년 사용자 수와 연간 광고 수익을 처음으로 분석한 것으로 업계의 자율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청소년 대상 광고에 대한 정부 규제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들은 청소년 사용자 수와 관련 광고 수익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다양한 공공 설문조사 및 시장조사 데이터를 사용해 6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18세 미만 청소년 사용자 수와 관련 광고 수익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인구조사 데이터와 코먼센스 미디어 및 퓨리서치 설문조사 데이터,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와 자녀 보호 앱 쿠스토디오의 데이터 등을 사용해 각 플랫폼이 청소년 사용자로부터 얻는 광고 수익을 추정하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었다.

분석 결과 지난해 미국 내 18세 미만 사용자 수는 유튜브가 4970만명, 틱톡 1890만명, 스냅챗 1800만명, 인스타그램1670만명, 페이스북 990만명, 엑스 7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플랫폼이 청소년으로부터 얻는 광고 수익은 12세 이하 사용자로부터 21억달러(약 2조7200억원), 13~17세 사용자로부터 86억달러(약 11조 1700억원) 등 총 110억달러로 추정됐다.

12세 이하 사용자로부터 가장 많은 광고 수익을 올린 플랫폼은 9억5910만달러(약 1조2400억)를 벌어들인 유튜브였으며, 인스타그램(8억110만달러), 페이스북(1억372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인스타그램은 13~17세 사용자로부터 40억달러를 벌어들여 가장 많은 광고 수익을 올렸고 다음은 틱톡(20억달러), 유튜브(12억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전체 광고 수익 중 18세 미만 청소년 사용자 비중이 가장 큰 플랫폼은 스냅챗으로 41%에 달했고, 틱톡(35%), 유튜브(27%), 인스타그램(16%) 순이었다.

공동연구자인 브린 오스틴 교수는 “정책입안자들이 청소년 우울증, 불안, 섭식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관행을 줄이기 위한 법안 도입에 힘쓰고 있다”며 “업계는 청소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체 규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스틴 교수는 “(청소년으로부터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린다는) 이 결과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지연시킬 만한 커다란 재정적 이유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소아과 학회는 2020년 정책 보고서에서 어린이들이 “미성숙한 비판적 사고 능력과 충동 억제로 인해 광고의 설득 효과에 유난히 취약하다”며 “취학 연령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광고를 인식할 수는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에 노출되거나, 콘텐츠 바로 옆에 광고가 삽입될 시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