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새해 선물 ‘리그 3호 도움’...3연승 울버햄튼, '아시안컵' 가는 황희찬에 "뼈아프게 그리울 거야"

김아인 기자 2023. 12. 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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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아인]


황희찬이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3호 도움을 터트리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울버햄튼은 31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0라운드에서 에버턴에 3-0으로 대승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울버햄튼은 승점 28점으로 리그 11위를 유지했다.


울버햄튼은 3-4-3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최전방에 파블로 사라비아, 마테우스 쿠냐, 황희찬이 포진했고 라얀 아잇-누리, 토마스 도일, 주앙 고메스, 넬송 세메두가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3백은 토티 고메스, 크레이그 도슨, 막스 킬먼이 호흡을 맞췄고 조세 사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에 맞선 에버턴은 5-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원톱으로 나섰고 드와이트 맥닐, 아마두 오나나, 제임스 가너, 잭 해리슨이 중원을 구성했다. 5백은 비탈리 미콜렌코, 제러드 브레이스웨이트, 마이클 킨, 제임스 타코우스키, 네이선 패터슨이 짝을 이뤘고 조던 픽포드가 골문을 지켰다.


황희찬이 첫 슈팅을 노렸다. 전반 9분 역습 상황에서 쿠냐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박스 좌측에서 픽포드를 제치고 접으면서 기회를 노렸지만 에버턴 수비에 막혔다. 울버햄튼이 계속 공격했다. 전반 14분 쿠냐가 박스 정면에서 왼발로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옆으로 빗나갔다.


에버턴도 공세를 펼쳤다. 전반 21분 칼버트-르윈이 올려준 패스를 맥닐이 슈팅했지만 골문 위로 높게 떴다. 울버햄튼이 먼저 앞서갔다. 전반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볼을 쿠냐가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박스 안쪽에서 도슨이 마무리했지만 픽포드가 막았다. 흘러나온 볼을 킬먼이 재차 밀어 넣으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울버햄튼 선수들은 마리오 르미나의 유니폼을 들고 세레머니를 펼쳤다. 이날 르미나는 부친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동료들이 르미나를 위로하기 위해 보여준 의리있는 행동이었다. 앞서 울버햄튼은 르미나의 등번호 5번에 맞춰 전반 5분 관중석에서 박수 소리가 울려퍼지기도 했다.


에버턴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27분 맥닐이 찔러준 것을 칼버트-르윈이 마무리했지만 사에게 막혔다. 울버햄튼이 공격을 펼쳤다. 전반 30분 세메두가 우측에서 시도한 짧은 크로스를 사라비아가 마무리하지 못했다.


황희찬이 땅을 쳤다. 전반 45분 단독 찬스를 맞이한 황희찬이 날카롭게 침투했지만 픽포드가 먼저 나와서 처리했다. 이어 박스 좌측에서 골문을 향해 슈팅했지만 이 역시 막혔다. 에버턴이 반격을 노렸다. 전반 추가시간 2분 오나나가 센터 서클에서 찔러준 패스를 칼버트-르윈이 슈팅하려 했지만 사에게 가로막혔다. 전반전은 그렇게 1-0으로 종료됐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황희찬과 쿠냐의 합작골이 나왔다. 후반 8분 사라비아가 황희찬에게 패스를 보냈고, 박스 좌측에서 낮게 찔러준 것을 쿠냐가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황희찬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15분 에버턴의 패스를 끊어낸 황희찬이 좌측에서 빠르게 전진하며 접어놓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빗나갔다.


울버햄튼이 격차를 벌렸다. 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볼을 쿠냐가 받아 크로스를 올렸고 도슨이 발끝으로 처리하면서 골문 안으로 꽂았다. 울버햄튼의 3번째 골이었다. 에버턴은 곧장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18분 패터슨과 킨을 빼고 콜먼과 고메스를 넣었다.


에버턴이 기회를 놓쳤다. 후반 23분 고메스가 우측에서 찔러준 것을 칼버트-르윈이 흘려줬고 맥닐이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튕겼다. 울버햄튼이 몰아쳤다. 후반 26분 쿠냐가 날카로운 패스를 보냈고 황희찬이 우측에서 마무리하려 했지만 픽포드가 선방했다.


황희찬의 득점 기회가 다시 무산됐다. 후반 28분 사라비아가 우측에서 전달한 볼을 황희찬이 빠르게 돌파하며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면서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됐다. 울버햄튼은 누리를 불러들이고 부에노를 내보냈다.


에버턴도 변화를 줬다. 후반 29분 칼버트-르윈과 맥닐을 불러들이고 베투와 단주마를 투입했다. 울버햄튼도 교체를 시도했다. 후반 35분 쿠냐 대신 부상에서 복귀한 네투를 들여보냈다. 사라비아와 벨가르드도 교체됐다.울버햄튼은 후반 39분 고메스와 세메두를 빼고 트라오레와 도허티를 내보냈다.


울버햄튼이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45분 트라오레가 하프 라인 근처에서 찔러준 패스를 네투가 빠른 스피드로 슈팅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울버햄튼의 기회가 날아갔다. 후반 추가시간 5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네투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네 번째 골이 무산됐다. 경기는 3-0으로 울버햄튼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경기를 앞두고 황희찬의 상태가 우려됐다. 지난 브렌트포드전에서 멀티골을 넣은 후 허리 부상으로 전반전만 뛰고 교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상태에 대해 “황희찬과 크레이그 도슨 둘 다 뛸 수 있다. 둘은 오늘 훈련을 전부 소화했다. 내일 선발 출전도 가능하다”고 알렸다. 도슨의 경우 지난 첼시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브렌트포드전에서 결장했다.


이날도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 기준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황희찬은 1어시스트를 포함해 기회 창출 1회, 유효 슈팅 2회, 드리블 1회 성공, 지상 볼 경합 성공 4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7.4점으로 준수했다.


3연승을 달성한 울버햄튼이지만, 황희찬에게는 아쉬움이 컸던 하루였다. 단독 찬스에서 날린 회심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기도 하고, 오프사이드를 범해 골이 취소되기도 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네투가 골망을 가르면서 멀티 도움을 기록할 수도 있었지만, 이 또한 황희찬의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됐다.


그럼에도 활약은 인정받고 있다. 울버햄튼 소식을 전하는 '몰리뉴 뉴스'는 30일 “울버햄튼은 이미 2023-24시즌에 27골을 넣었다.이는 지난 시즌 전체 득점인 31골보다 불과 4골 낮은 기록이다. 이 엄청난 통계는 황희찬의 놀라운 폼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울버햄튼에서 이전 57경기에서 득점한 것보다 이번 시즌 19경기에서 더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이제 그의 득점력이 얼마나 빛나는지 그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득점 감각은 폭발 중이다. 황희찬은 2021-22시즌, 2022-23시즌을 통틀어 57경기에서 유효슈팅 19번 중 8골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시즌이 절반만 진행됐음에도 19경기 동안 단 11번의 유효슈팅 만으로 10골을 기록했다. 유효 슈팅 대비 높은 득점 전환율을 기록하고 있는 황희찬이다. 기대 득점 5.72, 경기 당 득점 0.53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선발로 뛴 경기가 12번에 그쳤고, 득점도 3골 밖에 넣지 못했다. 꾸준히 기회를 줬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면서 주전 경쟁에도 불안감을 높였다.


걱정은 기우였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입단 이래로 가장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19경기에서 10골을 넣으며 팀 내 득점 1위에 올랐다. 리그 전체 순위에서도 5위에 해당한다. 전반기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6명 밖에 없는데, 황희찬이 여기에 포함됐다. 활약이 늘어나면서 팀 내 입지도 넓어졌고, 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로 꾸준히 선발로 나서서 매 경기 풀타임 가까이 소화했다.


울버햄튼도 황희찬의 활약에 응답했다. 울버햄튼은 지난 2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은 2028년까지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클럽에 자신의 미래를 헌신했다. 연장 옵션 1년이 포함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연봉까지 최고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소식도 전해지면서 황희찬은 구단 내 최고의 대우를 받게 됐다.


오닐 감독도 황희찬의 재계약 소식을 반겼다. 그는 재계약 소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 “황희찬은 내가 이 팀에 부임한 뒤 매 순간 모든 걸 쏟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골들을 넣었다. 황희찬과의 동행을 더 오래 이어갈 수 있어서 기쁘다. 그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황희찬은 어제 재계약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나와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찾아왔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그가 우리 팀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우리는 황희찬을 설득하기 위해 구단의 노력과 방향성을 말해줬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현재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팀이 했던 것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으로 바꾸는 초기 단계에 있다. 황희찬은 자신이 이 팀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고 있다. 또한 그가 뛰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하려는 것에 대해 확실한 믿음과 신뢰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마지막 경기를 치른 황희찬은 내달 2일 아시안컵 소집에 합류하면서 잠시 팀을 떠난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이강인을 제외한, 손흥민 포함 대부분 선수는 소집규정에 맞추어 1월 2일 소속팀을 떠나 아부다비로 소집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에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몰리뉴 뉴스'는 “그는 많은 팬들이 의구심을 갖는 선수에서 예상 선발 라인업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리는 선수로 바뀌었다. 다음 달 아시안컵에 대한 그의 부재를 울버햄튼은 뼈아프게 그리워할 것이다”라고 전달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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