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한국경제 더딘 회복 전망…국내외 기관 평균 '2.0%'

이지은 2023. 12. 3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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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국제기구 '2%대 초반' 수렴
민간 더 낮아…2년 연속 1%대 전망도
고물가 흐름 완화되나…연간 ‘2.6%’ 예상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과 증권사가 새해 우리나라 경제의 연간 성장률로 평균 2.0%를 예상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인 덕분에 1%대 저성장에서는 벗어나겠지만, 그 이상의 극적인 반등은 이루지 못하고 잠재성장률 수준에 머무를 거라는 분석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6%였다.

1일 오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국제기구 ‘2%대 초반’…민간 더 낮아

31일 관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책 연구기관과 민간 연구소, 국제기구, 증권사 등 20곳이 발표한 내년도 한국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2.0%로 집계됐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2%, 2.0%로 내다봤다. 사단법인 한국금융연구원은 2.1%를 제시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월 하향조정한 전망치(2.1%)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획재정부가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했던 2.4%보다는 낮다.

시기별로 보면 2024년 상반기는 평균 2.2%, 하반기는 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건 내년 상반기까지로, 전반적인 성장세는 완만할 거라는 관측이다.

KDI는 “2024년 성장률은 ‘고(高)’라기 보다는 ‘중’(中)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내수 증가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경제는 IT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도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으로 소비 성장세가 둔화하고 건설투자가 위축되면서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제기구 전망치도 2%대 초반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며 한국의 내년 예상 성장률을 기존 2.4%에서 2.2%로 0.2%포인트 낮췄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기존 대비 0.2%포인트 올린 2.3%로 제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2%로 지난 9월부터 같은 전망을 유지했다. 수출 회복 등 상방 요인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 하방요인이 혼재하는 상황이라는 게 공통된 진단이다.

민간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시선은 더 비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영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국경제인협회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0%로 나타났다. 상반기는 2.1%, 하반기는 2.0% 성장할 거라는 예상이다.

LG경영연구원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1.8%(상반기 1.9%, 하반기 1.7%)로 내다보며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1%대에 머무르는 저성장을 전망했다. LG경영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으로 금리를 조기에 크게 낮추기도 어렵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 경제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2년 연속 2% 경제성장률에 미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 증권사 9곳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도 2.0%에 그친다. 신한투자증권은 1.7%로 가장 비관적인 예상을 내놓았고, 메리츠증권은 2.3%로 제일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2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2년 이어진 고물가 흐름 완화되나…연간 ‘2.6%’ 예상

20개 기관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6%로 집계됐다. 지난해(5.1%)와 올해(3.6%) 2년 연속 고물가 흐름이 지속됐지만 내년부터는 물가 상승폭이 둔화 추세를 나타낼 거라는 관측이다. 이는 가장 최근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은 한국은행의 예상치(2.6%)와 같다. 당초 정부는 내년 연간 물가 상승률을 2.3%로 내다봤다.

KDI는 내년 연간 물가를 2.6%로 전망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단기적으로 등락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세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전체적인 물가상승률 하락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물가는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 평가하며 연간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다만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과 이상기후로 인한 농축수산물 수급 불안정, 공공요금 인상 등은 물가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둔화하겠지만, 유가 상승 등 공급자 측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해 둔화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외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 물가 상승세가 재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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