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국민 눈총에 희망퇴직 조건·성과급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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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권이 고금리 속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희망퇴직 조건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임금의 400%까지 나눠줬던 직원 성과급도 규모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올해 고금리로 국민들의 빚 부담은 늘었는데, 은행은 '이자 장사'로 막대한 돈을 벌면서 거액의 퇴직금과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은 작년보다 좋아졌지만 은행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확산하면서 올해 희망퇴직 조건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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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률 2.0%…기본급 400% 넘었던 성과급도 축소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올해 은행권이 고금리 속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희망퇴직 조건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임금의 400%까지 나눠줬던 직원 성과급도 규모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희망퇴직 조건이 모두 1년 전보다 나빠졌다. 올해 고금리로 국민들의 빚 부담은 늘었는데, 은행은 '이자 장사'로 막대한 돈을 벌면서 거액의 퇴직금과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1년 전 근무 기간 등에 따라 23∼35개월 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18∼31개월 치만 지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최대 36개월 치→최대 31개월 치)과 신한은행(최대 36개월 치→최대 31개월 치)도 마찬가지로 조건이 나빠졌다.
우리은행은 1968년생에게는 월평균 임금 24개월 치를, 1969년 이후 출생자부터는 31개월 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1년 전에는 1967년생에게 24개월 치, 1968년 이후 출생자에게는 36개월 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줬다.
오는 31일 372명의 직원이 퇴직하는 NH농협은행은 특별퇴직금으로 만 56세 직원에게 28개월 치 임금을, 일반 직원에게 20개월 치 임금을 지급한다. 1년 전보다 특별퇴직금 조건(56세 28개월 치, 일반직원 20∼39개월 치)과 퇴직 인원(493명)이 모두 줄었다.
앞서 올해 1월에는 KB국민은행에서 713명, 신한은행에서 388명, 하나은행에서 279명, 우리은행에서 349명이 희망퇴직 형태로 은행을 떠났다. 4대 은행의 희망퇴직은 대부분 내년 1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은행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누적 순익은 약 11조328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약 10조759억원)보다 12.4% 증가했다.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약 28조6920억원으로 역시 작년 같은 기간(약 26조3804억원)보다 8.8% 늘었다.
실적은 작년보다 좋아졌지만 은행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확산하면서 올해 희망퇴직 조건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출이 급증하고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은 비교적 손쉽게 돈을 벌었다. 그럼에도 불어난 이익을 공익에 환원하기보다는 임직원들의 성과급이나 퇴직금을 늘리는 데 몰두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직접 '종노릇', '갑질' 등의 표현을 사용해 은행권을 질타하고 금융당국에는 '은행권 돈 잔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3.0%에서 1.0%포인트(p) 낮은 2.0%로 결정됐다. 농협은행은 올해 임단협에서 성과급을 통상임금의 200%에 300만원으로 결정했다. 작년 통상임금 400%에 200만원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과급이 줄었다. 신한은행 역시 성과급을 작년 기본급의 361%(현금 300%·우리사주 61%)에서 올해 기본급의 281%(현금 230%·우리사주 51%)로 축소했다. 아직 임단협을 진행 중인 국민, 하나,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보다 성과급 규모를 줄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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