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신년사 “범죄자가 세력 동원해 사법 정쟁화...죄지으면 반드시 벌”

이원석 검찰총장. / 뉴스1

이원석 검찰총장은 31일 신년사에서 “최근 범죄를 저지르고도 세력을 동원해 수사와 재판을 맡는 형사사법기관을 흔들고 사법을 정쟁화해 국가의 형사사법절차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아 안타까움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라며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우리 사법시스템의 당연한 약속이 올곧게 지켜지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자”고 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 반복적으로 검사를 탄핵하고 재판을 지연하는 등 수사와 재판을 방해하려는 행태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 총장은 “공직자의 부정부패와 비리 그리고 부정선거와 경제범죄는 전 국민을 피해자로 만들고 공동체를 붕괴시킨다”라며 “검찰 수사를 ‘거악 척결’에 중점을 두고 민생 범죄와 다른 차원에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우리 공동체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헌법 가치와 질서를 부정하는 범죄야말로 대표적인 ‘민생범죄’”라고도 했다.

이 총장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것을 두고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헌법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제도”라며 “국민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선거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이 총장은 현직 검사의 총선 출마 등으로 최근 시끄러운 검찰 내부 단속도 했다. 이 총장은 “자가 굽으면 제대로 잴 수 없고, 거울이 흐려지면 제 모습을 비출 수 없다”라며 “정치적 중립은 검찰이 지켜야 할 최우선 가치로서, 이를 훼손하거나 의심받게 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으며 작은 오해의 소지도 없도록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의 신뢰를 쌓는 것은 우공(愚公)이 산을 옮기는 것만큼 어려우나, 그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손바닥 뒤집는 것만큼 한순간”이라며 “일을 함에 있어 세 번씩 생각한 연후에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떼어놓기 바란다”고 했다.

이 총장은 검찰의 존재 이유는 ‘민생’이라며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다산이 유배지에서 집필한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언급하며 “검찰의 소명은 다산의 가르침과 바로 일치한다”라며 “2024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민생, 또 민생, 오로지 민생이다. 우리 국민이 집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