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이원석 검찰총장 "세력 동원한 사법 정쟁화 시도 만연"

하종민 기자 2023. 12. 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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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은 31일 "최근 범죄를 저지르고도 세력을 동원해 수사와 재판을 맡는 형사사법기관을 흔들고 사법을 정쟁화해, 형사사법절차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2024년 신년사를 통해 "민주주의의 붕괴는 사법시스템에 금이 가면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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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은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있을 수 없다"
[서울=뉴시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30일 월례회의에서 "타인을 단죄하는 일을 하는 검찰구성원은 스스로 작은 허물 하나라도 없는지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대검찰청 제공) 2023.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은 31일 "최근 범죄를 저지르고도 세력을 동원해 수사와 재판을 맡는 형사사법기관을 흔들고 사법을 정쟁화해, 형사사법절차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2024년 신년사를 통해 "민주주의의 붕괴는 사법시스템에 금이 가면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우리 사법시스템의 당연한 약속이 올곧게 지켜지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 나가야 한다"며 "형사사법은 그 어떤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있을 수 없다.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게 집행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형사사법을 담당하는 검찰에게 "자가 굽으면 제대로 잴 수 없고, 거울이 흐려지면 제 모습을 비출 수 없다. 형사사법을 담당하며 죄의 무게를 재는 우리는 다른 어떤 일을 하는 사람보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정치 중립성 훼손과 관련해 "정치적 중립은 검찰이 지켜야 할 최우선 가치로서, 이를 훼손하거나 의심받게 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작은 오해의 소지도 없도록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검찰의 존재 이유를 '국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 재산을 지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며 "검찰은 바로 이 일을 반듯하고 바르게 해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는 일,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고 억울함을 풀어드리는 일을 올바르게 해나간다면 우리는 어떤 어려운 과제도 해결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의 공직 비리와 부패 범죄 등에 대한 직접수사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현재 90%가 넘는 검찰의 역량은 오롯이 민생범죄 대응에 투입되고 있다"며 "이유 없이 생명을 앗아가는 흉기난동, 한 사람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스토킹, 인격살인이라 할 성폭력과 디지털성범죄와 같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더욱 철저히 엄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왕=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왼쪽 두 번째)이 15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울타리가족 힐링팜에서 열린 범죄 피해자들의 모임인 울타리 가족을 위한 제9회 힐링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에서 김장을 담그고 있다. 2023.11.15. xconfind@newsis.com

범죄 피해자 보호에 대해서도 "피해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보듬고 지원해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검찰 구성원 모두 피해자가 우리 가족이자 이웃이라는 자세로 피해자 한 명 한 명이 '국가가 나를 든든하게 지켜준다' '국가는 내 편이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선거범죄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이 총장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과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정당이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고, 그 과정에서 국민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선거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저는 국민을 섬기며 반듯하게 일해나가는 검찰구성원 모두의 앞에 서서 여러분을 응원하고 지키겠다"며 "신발 끈을 다시 묶고 힘차게 내달려보자"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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