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야마모토 다저스행→서운함 드러낸 다르빗슈. 165㎞ 괴물 ML행 위한 '서명운동' 제안

다르빗슈.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사키 로키(22·지바롯데)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자."

일본인 메이저리거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깜짝 발언을 꺼냈다.

다르빗슈는 최근 팬들과의 소통에서 소속팀을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번 겨울의 최대 승자는 단연 LA 다저스다.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우까지 잇따라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다저스는 10년 7억 달러의 전세계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금액인데다, 그중 계약기간 내엔 2000만 달러만 받는 역사적인 지불 유예 계약을 맺었다.

오타니의 도움은 금액 만이 아니다. 오타니는 야마모토와 다저스의 미팅 현장에서 참석, "후회없는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야마모토가 다저스행을 결심한 이유다.

AP 연합뉴스

결국 지구라이벌에 거물급 FA들이 잇따라 자리하게 된 상황. 다르빗슈는 "무척 슬프다. 다저스는 굉장히 좋은 팀이다. 하지만 난 샌디에이고 소속이다. 다저스에서 뛴 적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다저스를 꺾길 원한다"는 속내를 전했다. 다르빗슈는 샌디에이고와 6년 1억800만 달러 연장계약을 맺을 당시 "나랑 이렇게 계약하고도 야마모토를 데려올 수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고.

다르빗슈는 다저스에서 뛰던 2017년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이끌었지만,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2경기 선발등판해 모두 무너지며 패배의 장본인이 된 바 있다. 이후 시카고 컵스로 이적한 다르빗슈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등판할 때마다 팬들의 야유에 직면했다.

"일본 선수들이 모여서 다저스를 타도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구단은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았고, 두 사람 모두 샌디에이고와는 미팅조차 없이 다저스와 계약했다. 힘이 빠졌다."

야마모토. 스포츠조선DB

그래도 샌디에이고는 마쓰이 유키를 영입, 불펜을 보강했다. 다르빗슈는 "함께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날 다르빗슈는 메이저리그행이 좌절된 사사키에 대해 "사사키를 응원하고 싶다. 지바롯데 팬들이 서명운동을 하면 어떠냐"라고 말했다. 사사키는 오타니의 다저스행 확정 직후 포스팅 의사를 밝혔지만, 지바롯데 구단은 답하지 않았다. 이후 사사키와 지바롯데는 연봉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채 종무했다.

사사키는 고교 시절 최고 163㎞의 직구를 던졌고, 프로 입문 후엔 실전에서 165㎞까지 기록한 괴물 투수다. 지난해 4월에는 1994년 이후 일본프로야구 28년만의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당시 오타니와 더불어 160㎞가 넘는 직구를 던진 유이한 일본 투수다.

WBC에 출전한 사사키. 스포츠조선DB

하지만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조기 포스팅에 대해서는 구단이 사사키의 몸상태를 철저하게 관리해줬다는 점에서 '먼저 구단에 보답하고 가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요시이 마사토 지바롯데 감독 또한 같은 속내를 밝힌 바 있다. 구단과 사사키의 금액 보상이 줄어드는 '25세 규칙'도 걸림돌이다. 다르빗슈는 이에 대해 "진지하게 한 말은 아니었다"며 여론 수습에 나섰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