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할아버지’에 왜 악플?…“비난 지양해 달라”

악플 삭제 조처 예고

눈이 내린 20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판다 ‘푸바오’가 눈밭 위에서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판다 할아버지’로 잘 알려진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를 향해 최근 ‘악플’(악성 댓글)이 잇따르자 에버랜드 쪽에서 “지나친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에 나섰다.

30일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티브이(TV)’에는 이같은 내용의 입장문이 올라왔다. 에버랜드 쪽은 “최근 푸바오의 환경이 변화하는 것을 두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며 “바오 패밀리를 사랑하는 마음은 감사하나, 사육사 개인을 향한 지나친 비난 또는 팬들 간의 과열된 댓글이 늘어나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비방·욕설이 아니더라도 타인에게 불편감·불쾌감을 주는 댓글, 타인을 저격하고 비난하는 글을 지양해달라”며 “이에 해당되는 댓글들은 관리자의 모니터링을 거쳐 삭제 조처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번식을 위해 내년 초께 중국으로 돌아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와 푸바오의 엄마인 ‘아이바오’와의 소통을 요구하는 일부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도를 넘어 강 사육사 개인에 대한 비난으로 흐르자 에버랜드 쪽에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티브이(TV)’에 올라온 영상의 한 장면. ‘아이바오’가 방사장에 있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앞서 지난 25일 ‘말하는동물원 뿌빠티브이(TV)’에는 ‘푸바오 언니 목소리가 들려! 바깥 나들이를 준비하는 루이후이의 퇴근전쟁 시즌2 맛보기 일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방사장에 있던 푸바오는 내실로 들어가는 문 앞에 앉아 문 안쪽에서 나는 냄새를 맡는데 집중했다. 당시 문 안쪽에는 아이바오와 쌍둥이 동생 루이바오·후이바오가 앉아있었다. 낯선 냄새에 예민해진 푸바오는 연달아 울음소리를 내기도 했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판다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왜 모녀지간을 만나지 못하게 하나’, ‘푸바오가 엄마를 찾느라 우는 것 아니냐’, ‘아이바오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같은 내용의 댓글이 여럿 달렸고 일부는 강 사육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판다 할아버지’로 잘 알려진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에 강 사육사는 직접 댓글을 달아 “현재 아이바오와 푸바오를 소통시키는 것은 독립의 완성단계에 있는 푸바오에게도, 루이·후이바오를 육아하는 아이바오에게도, 열심히 성장하고 있는 쌍둥이 아기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영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아이바오도 (푸바오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강 사육사는 “만약 소통을 진행하게 되면 푸바오에게는 혼란과, 아이바오에게는 경계, 루이·후이바오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현재의 방법이) 바오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담당 사육사로서 말씀드리오니 믿고 응원해달라”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