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주권은 우리 것"vs"中 소통해야"…총통 후보들 '양안 문제' 격돌
민진당 지지율 40% 육박…'친중' 국민당 28.5%·민중당 18.9% 추격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대만 총통 선거를 약 2주 앞두고 실시된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자들이 양안 관계에 대한 입장을 놓고 격돌했다.
AFP통신과 대만 중앙통신사(CNA)를 종합하면 30일(현지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제2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간 대선 토론이 펼쳐졌다.
이날 라이칭더 후보는 "대만의 주권과 독립은 2300만 대만인의 것이다. 대만은 중국에 종속되지 않는다"면서 "이것이 '대만 독립'의 정의"라고 했다.
또 "미국 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대만 해협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미국 정부가 대만의 독립 선언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대만 해협의 현상 유지를 위한 것"이라면서 "반대자들은 문맥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이를 왜곡하고 있다"고 했다.
라이칭더는 그러면서 자신이 오만하지 않게 대만을 이끌고 현상 유지, 대만 보호, 양안 문제의 안정화, 인도·태평양의 평화 증진에 앞장설 것이라며 이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칭더는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압력에 굴복하거나 과거의 대결의 길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그의 약속과 선의에는 변함이 없었다"면서 자신이 취임한 이후에도 "대만 정부가 과거 중국과 맺은 모든 합의와 협력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2010년 체결된 중국-대만간 자유무역협정(FTA)격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일컫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총통 선거 결과에 따라 ECFA가 폐지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CFA가 폐기될 경우 대만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에 상당한 관세가 붙어 대만 경제가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당은 중국과 이른바 억제(Deterrence), 대화(Dialogue), 긴장 완화(De-escalation) 등 '3D'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날 라이칭더는 중국과 밀착하는 국민당 후보인 허우유이를 '친중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라이칭더는 "나는 국민당처럼 (과거로)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 전체주의의 속국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당의 정책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이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허우유이는 "(중국과의) 소통과 교류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당신(민진당)이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만 해협에서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중당 커원저 후보의 경우 민진당의 양안 정책이 '엉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안 문제는 대만과 중국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간의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대만과 중국이 '한 가족'이라고 말했다.
이날 라이칭더 후보의 '독립' 발언에 중국은 발끈했다.
대만 문제를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라이칭더는 30일 토론회에서 '대만독립'의 오류를 조장하고 '2개 국가론'을 퍼트리며 본토를 비방하고 공격했으며, '무력을 통한 독립 추구'를 외치며 대결적인 사고로 가득 찬 말을 쏟아냈다. 민진당은 고집스럽게 '양안 평화의 방해자', '대만 해협에서 군대의 폭력과 전쟁 위험을 조성하는 자'로서 다시 한 번 그 본색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6년 집권 이후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九二共识·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고 '대만 독립'이라는 분리주의 노선을 추구하며 '독립'을 위한 도발을 일삼는 등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저해하는 데만 몰두해 왔다"고 했다.
대만사무판공실은 "민진당은 대만 해협의 긴장과 혼란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다. 대만을 전쟁과 폭력의 위험에 빠뜨리고 양안 교류와 협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혼란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라이칭더는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라이칭더에게 '대만 독립'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양립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싶다.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통일을 완성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1월13일 실시되는 이번 총통 선거는 대만 정권이 친미·독립 노선에서 친중 정권으로 교체되는지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지지율을 살펴보면 민진당이 경쟁을 리드하고 있는데,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진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39.6%를 기록했고 국민당은 11.1%p 뒤진 28.5%로 추격 중이다. 중도 성향의 민중당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며 18.9%를 기록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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