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소노, 농구는 8등 벌금은 1등…감독 욕설에 선수는 악질반칙
첫 시즌부터 제재금 1300만원으로 벌금 제일 많이 내
부실한 재정위원회…KBL, '신생팀 챙기기'까지 도마 올라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신생팀 고양 소노가 부진한 성적과 더불어 연이은 비매너 행보로 도마 위에 올랐다. 성적은 10개 구단 중 8등인데 벌금은 압도적인 1위다.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30일 강남구 KBL센터에서 제29기 제5차 재정위원회를 열고, 치나누 오누아쿠에게 비신사적 행위를 이유로 제재금 300만원을 부과했다.
오누아쿠는 지난 28일 안양 정관장과 경기에서 공중에 떠 있는 랜즈 아반도(정관장)을 밀어 요추(허리뼈) 3~4번 골절, 손목 인대 염좌, 뇌진탕 부상을 안겼다.
정관장에 따르면, 아반도는 최소 4주 이상 코트를 밟을 수 없다. 화장실도 혼자 가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경기인은 "자칫 선수 생명을 잃게 할 수 있는 매우 악질적인 반칙"이라며 "흔히 '비행기를 태운다'고 표현하는데 점프한 선수의 하체를 밀거나 몸으로 밀고 들어가는 행동이다. 선수의 중심을 잃게 해 상체부터 위험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금기시되는 반칙 중 하나"라고 오누아쿠를 비판했다.
이 경기에서 김진유(소노)는 슈팅 과정에서 다리를 벌려 아반도의 수비를 방해하는 거친 플레이를 펼쳤다. 발목이나 무릎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김진유의 공격자 반칙이 선언됐는데 반칙을 범한 김진유가 오히려 아반도에게 신경전을 펼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저런 플레이는 김진유 선수가 다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짚었다.
지난달에는 김승기 소노 감독이 경기 후에 상대였던 원주 DB의 김주성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에게 욕설을 퍼부어 구설에 올랐다.
권순철 DB 단장이 경기 중 본부석으로 향해 경기감독관에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고, 경기 후에 불만을 드러낸 장면이다.
재정위원회는 김 감독에게 제재금 1000만원, 권 단장에게 경기 진행 방해를 이유로 제재금 200만원을 부과했다.
소노는 이번 시즌 재정위원회를 통해 제재금 1300만원을 내게 됐다. 10개 구단 중 압도적인 1위다. 2위는 DB로 250만원이다.
소노는 지난 여름 제명된 데이원을 인수해 야심 차게 프로 스포츠 무대에 뛰어들었지만 불편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성적은 9승17패로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러 있다.
최근 오누아쿠에 대한 재정위원회의 논의 과정은 'KBL의 신생팀 챙기기'라는 논란으로 번졌다.
정형웅 재정위원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U파울에 대한 제재금 한도는 500만원이다. 여기에 최근 사례들을 비춰봤을 때 오누아쿠의 경우는 300만원이 적정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며 "규정에 따라 출장정지를 추가할 수는 있다. 다만 그 정도 사안까진 아닌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면에 오나아쿠에게 부과할 징계가 소노 구단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이지 않은 장면이다.
2013~2014시즌 서울 SK 소속이었던 애런 헤인즈는 경기 도중 무방비 상태의 김민구(KCC)를 향해 뒤에서 달려들어 몸통으로 강하게 가격했다.
재정위원회로부터 2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여기에 소속팀 SK가 3경기 출장정지 자체 징계를 추가로 부과, 총 5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SK의 이성영 단장, 문경은 감독, 헤인즈는 공식 사과 자리를 마련해 고개를 숙였다. 당시에는 이 징계도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상당했다.
오누아쿠의 반칙과 이에 대한 제재가 향후 유사한 사례에서 기준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솜방망이 징계로 인해 상대 팀 선수를 공중에서 밀어 심하게 다치게 해도 약간의 제재금만 내고 곧장 경기에 뛸 수 있는 리그라는 걸 공식화한 셈이다. 오누아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30일 서울 삼성전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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