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김종수 기자]
한 주 기업뉴스 리뷰,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
강추위가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내년 경제도 이렇게 조금씩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 가득했던 한 주, 맑고 흐린 기업 찾아 2023년 마지막 기업기상도 시작합니다.
첫 맑은 기업은 영화 '노량' 배급 맡은 롯데엔터테인먼트입니다. 연말 겨냥해 내놓은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이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습니다.
개봉 6일 만엔 관객 200만을 넘어섰죠. 근래 드문 흥행 속도입니다. 이미 1천만 넘은 '서울의 봄'에 이어 한국 영화가 연말에 힘쓰고 있는데요. 1,761만의 역대 1위 '명량', 코로나 와중에도 726만 찍은 '한산'에 이어 세 번째 완결편의 성과에 영화팬과 시장이 주목합니다.
다만 그간 부진 탓에 법인인 롯데컬처웍스는 고금리로 채권 찍고 희망퇴직도 했습니다. 새해엔 영화산업의 완전한 부활 기대합니다.
이번엔 위기의 김치냉장고 명가 위니아입니다. 기사회생의 마지막 기회 잡았습니다.
불황, 임금 체불에 수사, 부도까지 한해 내내 악재였죠. 결국 회생절차 신청했는데, 아직 매각 여지가 있다고 봤는지 법원 승인받아 회생계획 인가 전 매각을 추진합니다. 내년 1월 인수의향서 접수, 1분기 내 투자계약이 목표입니다. 성사 시 대유그룹은 10년 만에 가전을 접지만 회사는 살 것이란 기대에 거래정지 전날 주가는 상한가였습니다.
진짜 마지막 기회인데요. 불경기 속에 재무구조 탄탄한 인수자 물색이 관건이겠죠.
이제 흐린 기업입니다.
첫 흐린 기업 태영건설입니다. 시장이 우려해왔던 대로 결국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 워크아웃 신청했습니다.
알짜 계열사 매각 등 노력에도 불황 속에 부동산 사업 동원한 3조2천억 PF,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16위 건설사 발목 잡았죠. 사업 진행 안 되는데 고금리 부담을 진 결과죠. A등급이던 신용등급은 CCC로 추락했습니다. 결정은 내년 초 나는데, 20여개 분양사업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나서 분양금 반환, 사업 인수 등으로 대응합니다.
문제는 태영만이 아닙니다. 전체 PF 잔액이 무려 134조에 이릅니다. 정부의 진화 능력에 모든 게 달렸습니다.
다음은 하림그룹입니다. 그룹 전체보다 큰 HMM 우선협상대상 선정에 첨단물류단지 사업 승인까지 받았는데, 곳곳에서 의문부호 찍고 있습니다.
경제도 안 좋고 해운경기 꺾였는데 대금 마련 쉽겠냐는 거죠. HMM 인수자금 6조4천억 마련 위해 시가총액 2조 안팎인 계열사 팬오션의 대규모 증자 관측에 주가도 약세입니다. HMM노조는 하림이 호황에 쌓인 HMM 유보금 10조 노리는 게 아니냐며 의심하고 해수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선 여당 의원까지 문제 제기했습니다. 승인받은 양재동 물류단지 사업비 6조9천억도 마련해야 합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우려 없고 유보금도 손 안 댄다고 했습니다. 관건은 13조대 자금 조달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번엔 넥슨, 크래프톤, 위메이드, 컴투스 등 주요 게임기업들입니다. 큰 시장 중국의 게임규제 강화에 직면했습니다.
성탄절 직전 이들 게임주, 그리고 도쿄증시 넥슨까지 두 자릿수 비율로 급락했습니다. 텐센트, 넷이즈 등 중국 게임사들도 그랬는데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의 게임 규제법안 탓이었죠. 이용자에 충전 한도를 두게 하고, 자주 접속하면 주는 보상 금지에 확률형 아이템 규제, 게임화폐의 화폐 교환 금지까지 담겼습니다.
한국 게임업계 주력 사업모델이 다 규제 대상입니다. 시장 충격에 중국 당국이 의견 수렴한다지만 강화된 규제는 불가피합니다. 사업 모델 수정이 필요한 겁니다.
마지막은 BNP파리바, HSBC 등 외국계 두 증권사입니다. 불법 공매도로 초강력 제재받았습니다.
계속된 경고에도 불법은 여전했습니다. BNP파리바 홍콩법인과 국내 계열사가 예컨대 100주 가진 부서가 옆 부서에 50주 빌려주면 이를 중복으로 계산해 150주 있다고 하는 식으로 공매도 주문한 뒤 사후차입, 결제를 지속했고, 홍콩HSBC는 빌린 주식이 아닌 향후 차입 가능량 기준으로 공매도했다는 게 증권선물위원회 설명인데요. 265억 과징금과 검찰 고발 결정이 났습니다.
외국에서도 불법 공매도에 이익의 3~4배 정도가 과징금이라는데, 매우 강한 조치죠. 공매도 폐지론은 수용하기 어렵지만 불법은 근절해야 합니다.
2023년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고금리, 고물가에 국민들은 힘들었고 기대했던 경제 '상저하고'도 오지 않았습니다. 희망찬 2024년엔 달라진 경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
PD 김효섭 AD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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