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앞세워 ‘기업 군기잡기’…첫 ‘ESG 소송’ 관심 집중
“ESG와 관계없는 펀드들까지
기업에 기후단체 가입 등 압박”
민사처벌·소비자 보상 등 요구
최근 전세계 투자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것이 다름아닌 ESG다. 기업에 투자할 때, 매출·이익 등 재무적 요소와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투명경영(지배구조)’을 함께 고려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기업별 ESG 점수를 매겨 줄을 세운다. 기업 입장에선 투자유치를 위해 내키지 않더라도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과 미국 정치권 소식통, 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 명목은 소비자보호법 위반이다.
테네시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 윌리엄 빌 리다. 이번 소송은 공화당이 투자회사의 ESG 전략에 문제를 제기한 첫 소송이다. 운용 자산 규모가 한국 원화 기준으로 1경원이 넘는 블랙록은 ESG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 투자회사다.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테네시주는 블랙록이 ESG에 대한 고려가 기업의 재무성과와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했다.
테네시주는 이번 소송을 통해 블랙록에 대한 민사 처벌, 배상금, 소비자 보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본업과 상관없는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실적과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이는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에게도 결코 유익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SG가 지구촌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기업들에게 강력한 규제 내지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상 기업 줄세우기 내지는 군기잡기와 다를 바 없다”며 “ESG가 좌파 정치권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은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에 대해 블랙록측은 “투자와 주주총회 투표 등 관련 사항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도 공화당은 블랙록과 또다른 거대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를 향해 문제제기를 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두 회사에 소환장을 발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랙록측은 “7700건 이상의 문서를 만들어 이미 전달했다. 법사위의 소환에 대해서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SG에 대한 공화당의 공세는 올 3월부터 본격화한 바 있다.
당시 공화당은 ‘연기금의 ESG 투자금지’ 법안을 추진했었고, 이 법안은 민주당 이탈표에 힘입어 예상을 뒤엎고 상하원을 통과했었다. 다만 이 법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같은 달 공화당 우세지역인 20개주 법무장관들은 지난 3월 블랙록·JP모건 체이스·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자산운용사 53곳에 경고 서한을 보냈다.
주 법무장관들은 서한을 통해 “환경과 사회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자산운용사들이 신탁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재무 실적보다 ESG를 강조해 상당수 투자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주총 시즌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자산운용사들에게 더이상 기업들을 상대로 ESG 정책을 강요하지 말라는 경고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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