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에도, 간염에도"…백신에 쓰는 면역증강제, 무엇?

송연주 기자 2023. 12. 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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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에 첨가해 예방효과 높이는 물질
적은 양으로 예방부터 치료까지 기대
[서울=뉴시스] 면역증강제를 사용하면 적은 양의 항원으로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같은 양의 항원이면 더 많은 양의 백신을 만들 수도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우리가 맞는 코로나19, 독감, 대상포진 백신 중에는 예방 효과를 끌어올리는 '면역증강제' 물질이 포함된 경우가 있다. 면역증강제를 사용하면 적은 양의 항원으로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같은 양의 항원이면 더 많은 양의 백신을 만들 수도 있다.

31일 차바이오그룹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뉴스룸'의 '알아BIO'에 따르면 다양한 백신 개발 시 첨가되는 면역증강제(Adjuvant·어주번트)는 항원의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물질을 말한다. 주로 재조합 단백질 백신에 활용된다.

초창기 백신은 죽은 균을 체내에 주입해 항체를 만드는 사백신, 혹은 살아있는 균의 활성을 낮춰 몸에 주입하는 생백신 등이 주를 이뤘다. 이 백신들은 면역반응은 높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사용하면 자칫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안전성이 문제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나온 것이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항원을 직접 주입하지 않고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항원을 대량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항원을 직접 투입하지 않아 안전성은 높지만, 기존 백신에 비해 면역원성 즉 방어력이 약한 단점이 있다. 이 때 면역원성을 높이는 물질이 면역증강제다. 면역증강제는 항원이 일으키는 면역반응을 증강시키는 첨가물이다.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재조합 단백질 백신의 경우 안전성이라는 강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량의 항원만으로 동일한 효력을 기대할 수 있다. 면역반응을 높여주는 만큼 기존 백신에서 방어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사람에게도 면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초의 면역증강제는 1920년대 개발된 '알룸'(Alum·알루미늄염)이다. 1920년대 영국 면역학자인 알렉산더 글레니가 알루미늄 물질이 면역반응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1932년 허가 받은 이후 지금까지 광범위한 백신에 사용되고 있다.

알룸 이후 더 효과가 좋은 면역증강제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그 결과 1997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면역증강제 'MF-59'를 개발했다. MF-59 이후에도 GSK의 'AS' 시리즈, 다이나백스의 'CpG' 등이 개발됐다.

예방 넘어 항암·만성질환 치료에도 적용 기대

면역증강제는 각 적응증(치료 범위)에 특화된 항원만 있으면 다양한 백신을 개발할 수 있어 플랫폼처럼 활용된다. 높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면서 기존보다 나은 백신, 혹은 기존에 없던 백신도 개발할 수 있다.

기존 백신에 비해 접종 횟수를 줄인 백신, 예방효과를 볼 수 없었던 무반응자를 위한 백신도 개발할 수 있다.

면역증강제가 들어간 백신으론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 등이 있다.

GSK의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도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단백질 조각과 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면역증강제(AS01B)가 결합돼 만들어졌다. 인플루엔자 백신 중 CSL 시퀴러스의 '플루아드 쿼드'에는 면역증강제 'MF59'가 포함됐다. 65세 이상을 위한 고면역원성 백신이다.

차백신연구소 등 국내 기업도 면역증강제를 개발해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자체 보유한 면역증강제(L-pampo)를 활용해 다양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노인을 위한 백신은 그 중 하나다. 현재까지 개발하지 못한 백신에도 도전할 수 있다.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를 활용하면 기존 백신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 면역반응을 극대화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도 가능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면역증강제의 또 다른 강점은 각 질환에 특화된 항원만 있으면 다양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며 "독감, 대상포진, B형 간염에 대한 항원이 있다면 여기에 면역증강제를 첨가해 독감 백신, 대상포진 백신, B형 간염 백신을 만드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높여주는 만큼 질병 예방은 물론 질병 치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최근 개발되는 면역증강제는 백신의 효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항암백신, 만성질환 치료에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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