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프로당구 결산] '핫'한 신입생, 치열한 분쟁...5살 PBA의 한 해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지난 2019-20시즌 출범해 올해 5시즌을 맞이했다. 프로당구협회(PBA)의 성장세도, 성장통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프로스포츠로서의 입지를 굳히고자 하는 PBA의 2023년 한 해도 치열했다.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2023'을 마친 지난 3월에는 최초 대상 시상식을 여는가 하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던 최대어들의 PBA 전향이 시즌 초 기대감을 달궜다.
또 PBA의 얼굴이었던 '4대천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과의 분쟁 소식은 당구팬들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 '조재호-스롱'이 빚은 영광...PBA 최초 시상식
지난 22-23시즌 남녀부 PBA-LPBA는 초유의 기록이 탄생했다. PBA에서는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LPBA에서는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주역으로 떠올랐다.
두 사람은 개막전(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8차 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 이어 '왕중왕전'으로 불리는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에서 나란히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해당 시즌을 휩쓸었다. 특히 조재호는 해당 시즌이 데뷔 2년만에 무관을 깬 해이기도 했다. 조재호는 해당 시즌에만 누적상금 4억2천250만 원을, 스롱은 1억1천940만 원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남녀부 전체 1위에 올랐다.
PBA는 이에 출범 4시즌만에 처음으로 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초대 대상은 시즌 포인트랭킹이자 상금랭킹 전체 1위에 오른 조재호, 스롱이 각각 수상했다.
그 외에도 프런트상, 베스트 복식상, 베스트 혼복(혼합복식)상, 신인상, 팀리그 대상(시즌 최종 우승팀) 등이 각 부문별 우수한 성적을 쓴 선수들에게 주어졌다.
스롱은 해당 시상식에서 대상을 비롯해 팀리그 대상을 수상했으며 강민구와 함께 베스트 혼복상까지 수상했다. LPBA 최초 그랜드슬래머(개인투어, 팀리그, 월드챔피언십)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산체스, 최성원, 사이그너...'최대어 신입 만선'
23-24시즌 개막을 앞두고 당구팬들은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에 쌍수를 들었다. 세계캐롬당구연맹(UMB)에서 활약하던 최대어 선수들의 대거 유입 소식이 들려왔던 것이다.
쿠드롱에 이어 또 다른 '4대천왕'으로 불리던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에스와이)를 비롯해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황득희(에스와이), '한국 3쿠션 전설' 최성원(휴온스), '미스터 매직'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 휴온스) 등 최고 레벨 선수들이 연달아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마찬가지로 여자부 LPBA에서도 '아마추어 1위' 한지은(에스와이), '루키' 장가연(휴온스) 등이 최대어로 손꼽히며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신생팀 에스와이의 창단과 더불어 팬들은 최고 선수들의 경기를 한국 무대에서 접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지난 10월 25일에는 세계선수권대회 1위를 차지한 이신영이 뒤늦게 LPBA 전향을 추가로 선언하며 '신입 라인업'이 한층 더 호화로워졌다.
■ 스롱 가짜 매니저 사건→쿠드롱-협회 갈등 사태
잡음없이 순항하던 PBA는 시즌 개막 직후 큰 논란에 부딪혔다. 일명 '스롱 가짜 매니저 사건'으로 불리는 사칭 이슈다.
지난 7월 10일, 안산에서 열린 프로당구 2차 투어(실크로드&안산 챔피언십) LPBA 우승자였던 스롱의 매니저 겸 사진작가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기자실에 무단침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남녀 우승자 동반 촬영을 위해 나란히 스롱과 선 쿠드롱이 화면 앞을 향해 고개를 젓는 제스처가 중계화면에 잡혔다.
이에 매니저를 자처한 남성은 '스롱이 가까이 서라는 요구를 거부당했다'고 오해해 격분, 다시 쿠드롱에게 돌아와 항의하며 언쟁을 벌였다. 이후 남성이 주장한 매니저 신분이 사칭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여기에 쿠드롱은 기존 후원사(김치 빌리아드)와의 계약까지 불발, 급작스럽게 PBA를 떠날 것을 선언했다.
이후 수개월 간 잠잠하던 쿠드롱이 PBA를 상대로 출전제한 가처분 신청을 냈음이 알려지며 다시 한번 논란에 불이 붙었다. 쿠드롱은 입장문을 통해 "PBA에서 2년 간의 팀리그 비용을 정산해주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지만 PBA는 이에 "지급 조항은 모두 정상 이행됐다"며 공식으로 반박했다.
마침내 법원이 PBA의 손을 들어주며 해당 가처분 신청을 기각, 쿠드롱의 PBA 복귀는 끝내 무산됐다.
■ '이제 이사 그만!' PBA전용구장 탄생
꾸준히 판을 확장하며 프로스포츠로서의 몸집을 키우던 PBA는 올해의 숙원사업을 일궈냈다.
PBA 김영수 총재는 지난 1월, 신년사와 더불어 프로당구 전용구장의 출범을 천명했다. 이후 약 6개월이 지나 3차 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 개최를 눈 앞에 두고 일산 킨텍스에 둥지를 트는데 성공했다. 7월 22일, 프로당구만을 위한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이 탄생했다.
기존 전용구장이 없었던 PBA는 호텔, 방송센터 등 매번 장소를 옮기며 경기를 개최해왔다. 장비를 옮기고 대관시간을 조율하는 등의 애로사항이 필수적으로 뒤따랐다. 전용구장의 출범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말끔히 해소하며 선수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 NH농협카드, 팀리그 출범 사상 최초 10연승 돌파
남녀부 모두 구멍없이 튼튼한 전력을 자랑하는 NH농협카드는 올 시즌 팀리그에서 '사고'를 제대로 쳤다.
팀리그는 올 시즌 들어 포스트시즌(P.S) 진출 기준을 수정했다. '배구식 승점제'를 도입하고 라운드 별로 우승팀을 선정해 P.S 티켓을 배분하는 규칙이 도입됐다.
당초 각 팀 별로 다채롭게 라운드별 티켓을 나누는 것이 PBA의 이상적인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NH농협카드는 1,3라운드 우승을 싹쓸이하고 3~4라운드에 걸쳐 '무패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 9월 열린 PBA 3라운드부터 12월에 막 내린 4라운드까지 사상 초유의 14연승을 기록한 것이다.
해당 연승 대기록은 팀리그 창단 이래 최초로, 직전 최다 연승 기록은 7연승이다. 이 또한 NH농협카드가 써내려간 성적으로 22-23시즌 12월 후기리그에 탄생한 기록이다.
5라운드 개최를 앞둔 현재 1,3라운드 우승을 거둔 NH농협카드와 2라운드 우승팀 에스와이, 4라운드 우승한 크라운해태가 P.S 티켓을 획득했다.
PBA는 오는 2024년 1월 6일 PBA팀리그 5라운드로 일정을 재개,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2024'로 한 시즌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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