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이를 돌려드릴 수 없을지라도 [2023 올해의 사진]

사진 이명익·신선영·박미소, 글 정세랑 2023. 12. 3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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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언제나 경계했어야 했는데 처참히 실패했다.

하지만 책임자들은 1년이 지나도록 그 실패의 앞뒤와 구조적 원인을 살피기는커녕, 미흡한 조사를 서둘러 마무리 짓기 위한 변명과 거짓말만을 남발하는 중이다.

우리가 들어야 할 것은 그런 말들이 아니라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다.

잃은 이를 돌려드릴 수 없고 다친 곳을 지워드릴 수 없어도 함께 듣는 것으로 그다음을 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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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은 매년 국내외 다큐멘터리 작가, 그리고 소설가·시인 등과 협업해 ‘올해의 사진’ 송년호를 제작합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과 짧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글로 한해를 ‘소장’해 보세요.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최민석씨의 침대에 어머니 김희정씨가 앉아 있다. ⓒ시사IN 박미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언제나 경계했어야 했는데 처참히 실패했다. 하지만 책임자들은 1년이 지나도록 그 실패의 앞뒤와 구조적 원인을 살피기는커녕, 미흡한 조사를 서둘러 마무리 짓기 위한 변명과 거짓말만을 남발하는 중이다. 우리가 들어야 할 것은 그런 말들이 아니라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다. 잃은 이를 돌려드릴 수 없고 다친 곳을 지워드릴 수 없어도 함께 듣는 것으로 그다음을 향할 수 있다. 미래의 참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진실뿐이라는 걸 깨달은 이들은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3년 1월22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설 차례상이 차려져 있다. ⓒ시사IN 이명익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023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이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해 추모제가 진행되는 서울광장까지 행진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2023년 7월25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혐오 발언을 쏟아내던 극우 유튜버들과 유가족이 충돌하면서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사진 이명익·신선영·박미소, 글 정세랑(소설가)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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