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수학] 우주선 위치·우주 쓰레기 탐지 센서 기술 뜬다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조가현 기자 2023. 12. 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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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기술과 산업의 발전 덕분에 온도, 움직임, 소리 등 다양한 물리량을 측정하는 센서가 우리의 일상에 깊게 뿌리를 내렸다. 휴대전화 안에도 기능 자체를 관리하기 위한 온도 센서는 물론이고 카메라, GPS, 소리, 움직임 등 여러 앱의 형태로 다양한 센서가 사용되고 있다. 

아주 단순한 나침반도 센서의 한 종류다. 나침반은 주변의 금속이나 자성체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동서남북을 알아내기 위한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기계와 비교한다면 우리에겐 다섯 가지 센서가 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각각 감지하는 눈, 귀, 피부(주로 손), 코, 혀라는 센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센서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시스템은 GPS다. GPS는 지구 위치결정 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의 약자로 미국 국방성에서 운영하는 서비스 이름이다. 더 포괄적인 용어로는 ‘범지구 위성 항법 시스템(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GNSS라고 한다. 우리는 GPS를 일반 명사처럼 사용하지만 유럽연합, 러시아,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GNSS라는 이름이 붙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GNSS의 원리는 이렇다. 다수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뒤 지구 어디에서나 4개 이상의 위성에서 신호를 동시에 받아 위성에서 수신기까지 전파 도달 시간을 잰다. 이를 토대로 3차원 위치 좌푯값을 알아낸다.

인류는 GNSS라는 기술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지구를 항해하고 탐험했다. 지구 위의 어느 위치든 위도와 경도 좌표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위도를 파악하는 방법은 북극성 덕분에 오래전부터 알았다. 밤하늘의 북극성이 지표면 가까이 보일수록 북극에서 멀어져 적도 쪽으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경도를 파악하는 방법은 찾아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는 정밀한 시계 기술의 등장과 함께 해결됐다. 현재 위치에서 태양이 정남에 도달하는 순간을 정오로 정하거나 혹은 천체의 고도를 측정하는 도구인 ‘육분의’로 정오에 태양의 고도를 측정하면 출발 지점의 시계와 비교해 경도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위치에서 태양이 정남에 있는데 출발 지점의 시계가 자정을 가리킨다면 그 위치는 경도지점에 해당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우주선 자세 알아내는 별 추적기로 우주 쓰레기 탐지

위성은 약 2만 km 고도에서 운영되고 있어 이 고도 이하의 우주 공간에서만 GNSS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 깊은 우주로 가는 우주선은 어떻게 자신의 위치를 알아낼까.

지금까지 우주선의 위치는 지구를 중심으로 지상과의 통신이나 탐지 거리를 기반으로 파악해왔다. 하지만 최근 센서 기술의 발전으로 고속으로 회전하는 중성자별이 내보내는 전자기파인 펄서를 GNSS 위성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자전 주기가 일정한 중성자별의 펄서들은 GPS 위성이 보내는 전파 역할을 한다.

만약 누군가 GNSS를 사용하지 않고, 지금까지 알려진 방법을 쓰지 않고 현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의 활용성이 높다.

우주 항법에서는 단순히 위치만이 아니라 자세 파악도 중요하다. 같은 위치에 있더라도 어떠한 방향과 각도로 위치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여러 관측과 항법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자동차나 비행기는 지구의 중력과 나침반을 활용해 자세를 파악하지만 우주선이나 위성은 그렇게 할 수 없어 다른 방법을 쓴다. 바로 ‘별 추적기(star tracker)’다. 별의 위치를 감지하는 카메라와 같은 장치인데, 알려진 별들의 위치를 통해 우주선의 자세를 알 수 있다. 

기기가 더 정밀해지고 소형화되다 보면 때때로 예상하지 못한 기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별 추적기는 원래는 위성의 자세를 파악하기 위해 개발됐으나, 영상 센서와 컴퓨팅 기술의 발전으로 우주 쓰레기를 탐지할 수 있게 됐다. 카메라의 기본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보니 별뿐만 아니라 다른 물체도 감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수정 및 추가 전력 소모가 필요하다.

벨기에의 별 추적기 전문업체 ‘아크시컨트(Arcsec)’와 포르투갈의 우주 교통관제 전문업체 ‘네우라스페이스(Neuraspace)’는 두 기업의 역량을 모아 별 추적기를 활용한 우주 쓰레기 탐지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우주 쓰레기의 탐지와 추적은 우주 상황 인식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크시컨트에서 만든 별 추적기. 최근 아크시컨트는 인공위성용 AI 기반충돌 방지 시스템을 만드는 네우라스페이. ARCSEC SPACE 제공

현재 별 추적기를 구매한 위성 업체들은 우주 쓰레기 탐지 같은 추가적인 역할에 자원을 쓸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위성에서 얻은 우주 쓰레기 정보를 취합해 빅데이터로 관리하고, 이를 통해 내 위성뿐만 아니라 다른 위성 운용자에게도 유용한 정보로 판매할 수 있다면 위성 사업자의 관점은 바뀔 수 있다. 

※관련기사
수학동아 12월호, [Space Math] 우주선 위치 파악부터 우주 쓰레기 탐지까지 센서 기술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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