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량’ 허준호 “김한민 감독에 홀려 출연, 영광이었죠”
허준호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에서 명군 수군의 부도독이자 이순신 장군의 듬직한 전우 등자룡을 연기했다. ‘노량’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 전투를 담아냈다.
허준호는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영광이다. 대본 보고 벅찰 거라고 느꼈고, 그런 대본이고 그런 인물이었다. 북소리 나올 때는 같이 쿵쿵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처음에 김한민 감독이 중국말을 해야 한다고 하길래 어떻게 하면 도망갈지를 생각했다. 그런데 만난 자리에서 2시간 만에 홀렸다. 이순신 장군이 전쟁에서 한 일들의 분초까지 이야기하며 꿰고 있더라. 뭐 이런 사람이 있지 싶었다. 그러면서 이순신을 이렇게 연구한 사람이 있을까 싶더라. 그래서 믿음이 생겼다. 이순신 장군은 우리가 잊으면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니까”라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노량’에 합류한 허준호는 김한민 감독과 제작진을 믿고 대본에 나와 있는 등자룡의 역할에 집중했다.
그는 “처음에는 등자룡의 자료를 찾다가 덮었는데, 그들 쪽에서 굉장한 인물이더라. 내가 개인적으로 평가를 내릴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은 연출부와 기획팀에게 맡기고 대본에 들어갔다. 왜 등자룡이 이순신을 도와줬을까 그게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의 나라 파견 나간 사람이 그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간다. 무슨 관계였을까 싶었다. 자신보다 어리고 위인 진린도 있는 상황에서, 보통 목숨을 내줄 수 있는 건 혈연밖에 없지 않나. 농을 할 정도로 혈연처럼 친해진 것 같더라. 대본에 써진 것 외에는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뭔가를 더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이순신을 위한 거니까. 거기에 장엄한 전투의 피날레니까. 감독님에게 맡겼다”고 설명했다.
등자룡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한 중국어 공부와 액션을 위한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중국어는 그냥 외웠다. 생각하면 안 되고 그냥 쭉 나와야 하니까 그렇게 나올 수 있게 했다. 정말 외우는 방법밖에 없었다. 뉘앙스, 운율, 띄어쓰기 등은 선생님이 있고 뜻은 해석이 되어 있으니까. 촬영 전까지 외우고 또 외웠다. 지금은 다 잊어버렸다. 나는 빨리 잊어버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계속해서 “예전에 다른 작품에서 갑옷을 입고 경험해 봤으니까. 팔 운동도 열심히 했다. 긴 칼을 종잇장처럼 휘둘러야 하니까. 웬만한 팔 힘으로 안 되니까. 이번엔 긴 칼을 자연스럽게 움직이려면 힘이 있어야 하니까 ‘쇠질’을 많이 하고 벌크업을 했다. 평소 운동을 하는 편이고, 작품에 맞게 몸을 만든다. 지금은 살을 뺀 상태다. ‘광장’ 때문에 20kg을 뺐다. 하루 한 끼를 먹으면서 6~7개월 동안 뺐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허준호는 “셋 다 믿음직하다. 셋 다 믿을 수 있는 배우다. 최민식 박해일 김윤석 따로 놓아도 누구 하나 떨어지지 않고 지금 이 시대 괜찮은, 엄청난 배우들”이라고 치켜세웠다.
‘노량’을 이끈 김윤석에 대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다. 솔직하게 걱정했다. 앞에 두 사람이 있으니까. 잘되길 기도했다. 얼마나 부담이었겠나. 김윤석이 갖는 부담이 클 것 같더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싶었다. ‘모가디슈’ 때 처음 만났는데, 당시 모로코에서 4개월 동안 먹고 자고 하면서 친해졌다.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했는데, 저녁을 김윤석이 꽤 많이 해줬다. 워낙 좋아하는 배우고, 제가 배우 안 하고 쉬고 있을 때 부럽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명나라 장수를 연기한 정재영에 대해서는 “작품을 많이 했고 편한 동생이다. 이번엔 촬영장에서 대화를 많이 못했다. 정재영 대사량이 많아서 내가 오해할 정도로 밥만 먹고 가버리더라. 내가 뭐 잘못했나 할 정도로. 영화를 보고 나서 정재영의 부활이 보여서 너무 좋았다. 너무 멋지더라. 어떻게 그렇게 중국 사람 분장에 딱인지. 기립박수를 쳤다.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기도 하다. 항상 잘되길 바라는 동생이고, 너무 멋지고 너무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왜군 장수를 맡은 백윤식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서 있는 모습도 너무 좋았다”며 “처음 뵙고 깍듯하게 인사드렸다. VIP 시사회에서 술 한잔 하더니 ‘준호야’라고 하더라. 그 전까지는 조금 어색하다가 시사회날 그렇게 불러주셔서 인상 깊었다. 그렇게 풀어줘서 좋았다”고 고백했다.
분량은 아쉽지 않을까. 그는 “찍은 게 많은데 편집 되면 속상하기도 하다. 그게 배우 개인의 욕심이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이순신 장군을 위한 영화다. 그 주변 인물을 빌드업해도 보이면 안 된다. 이순신 장군이 보여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작품이 살아야 나도 산다. 개인적인 욕심도 있지만, 내가 한 작품이 먼저 살아야 한다”며 ‘작품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왜 이렇게 날 찾아주나 싶으면서도 감사하다. 그냥 감사하다. 사무실에서 권하면 하는 편이다. 작년부터 내가 감각이 떨어졌구나 싶더라. 트렌드나 요즘 하는 말도 모르겠고, 내가 꼰대인 걸 알겠더라. 나는 대중예술 하는 사람이니까. 소속사에서 주는 대로 거의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배우 될 생각을 접고 다른 생활을 했으니까. 그래서 지금 너무 감사하다. 생각지도 못한 상을 받고 작품도 많아지고 지금 내 나이에 작품 수가 줄어가는데 더 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어떻게 그 기회를 놓치겠나. 지금 제 생활은 단순해졌다. 촬영장, 숙소, 헬스, 교회다. 더 잘하고 싶다”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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