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짜리 아파트 청약요? 호구 될 일 있나요"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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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치솟는 서울 분양 단지 가격에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극에 달했습니다.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구조라는 것을 알면서도 높은 가격에 선뜻 청약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예비 청약자는 "연초부터 모델하우스를 많이 돌아다녀봐서 분양가가 오르고 있다는 소리는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면서 "가격이 오르는 건 알겠는데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가파르게 올라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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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임계치 임박, 내년 시장 '먹구름'"
빠르게 치솟는 서울 분양 단지 가격에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극에 달했습니다.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구조라는 것을 알면서도 높은 가격에 선뜻 청약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문가는 "분양가가 이미 소비자들의 가격 임계치에 달했다고 본다"며 "가격이 더 올라 임계점을 넘어버리면 당분간 침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예비 청약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였습니다. 상반기 만났던 예비 청약자들이 했던 말을 기억 속에서 더듬어보자면 "분양가가 오르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비싸지지 않겠느냐"며 "더 늦기 전에 청약하겠다"는 얘기와는 대조적이죠.
지난해 집값이 급락한 이후 올해 초 특례보금자리론, 시중은행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우회할 수 있는 정책 대출 상품이 나오면서 주요 핵심지 집값이 빠르게 올랐습니다. 덩달아 청약시장 분위기도 달아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예비 청약자는 "연초부터 모델하우스를 많이 돌아다녀봐서 분양가가 오르고 있다는 소리는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면서 "가격이 오르는 건 알겠는데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가파르게 올라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수도권 곳곳에 있는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예비 청약자들은 "가격이 너무 올랐다", "10억원이라는 돈이 너무 쉽게 입에 오르내린다" 등 가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분양가 상승은 가파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2023년 11월 말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415만1000원입니다. 10월말 3215만5200원 대비 199만5800원(6.2%)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4% 올랐습니다.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 1월입니다. 11월 만에 400만원 올랐는데 증가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실제 분양가를 보면 체감 속도가 확 와닿습니다. 지난 4월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 전용 84㎡ 분양가는 9억7600만원이었습니다. 지난 8월 같은 구 이문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라그란데' 전용 84㎡는 10억9900만원, 지난달 분양한 이문동 '이문 아이파크자이' 전용 84㎡는 13억229만원입니다. 반 년 새 3억원이 넘게 오른 셈입니다.
분양가에 대한 부담은 청약 경쟁률에 바로 나타났습니다. 동대문구 분양 단지들의 청약 경쟁률을 살펴보면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51.71대 1의 경쟁률을, 이문 래미안 라그란데는 79.11대 1을 기록했지만 이문 아이파크자이는 16.87대 1로 앞선 단지보다 경쟁률이 확 낮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예비 청약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분양가가 임계치에 다다랐다고 평가합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수요자들이 분양가를 적정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임계치가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엔 분양시장이 침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예비 청약자들의 가격에 대한 거부감은 앞으로도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올라 분양가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엔 제로에너지 의무화, 층간소음 기준 충족 등의 이슈도 예정돼 있어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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