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한 해 보낸 신유빈, "항저우 자신감 가져가 파리에서도 웃을게요"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탁구 국가대표팀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부산세계탁구선수권, 파리 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들이 이어지는 2024년을 앞두고 "2023년의 자신감과 좋은 기억을 갖고 파리에서도 웃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신유빈은 2023년 한 해 동안 큰 도약을 했다. '삐약이'라는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명실상부 대표팀 에이스로 우뚝 섰다.
신유빈은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이었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 여자 단식 동메달, 여자 단체전 동메달, 혼합 복식 동메달 등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여자 복식 금메달은 한국 여자 탁구가 21년 만에 일군 값진 성과였다.
지난해 손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신유빈은 당초 아시안게임 출전 자체가 불가능했는데, 피나는 재활로 이를 이겨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연기되는 천운까지 겹치면서 2023년을 최고의 한 해로 만들 수 있었다.
신유빈은 "올 한 해는 정말 행복하게 잘 보냈다"면서 "2023년을 시작할 때 '올해는 아프지만 말자'고 소원을 빌었다. 그 소원대로 부상 없이 많은 대회를 뛴 것 같아서 그게 제일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상으로 긴 시간 탁구대를 떠나 있던 신유빈은 올해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국제대회에 쉼 없이 출전, 감각을 익히고 랭킹 포인트를 부지런히 모았다.
신유빈은 "쉬는 동안 탁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올 해는 원 없이 대회에 나가며 탁구대 곁을 떠나지 않았다. 잘 버텨준 내 두 팔에게도 참 고맙다"며 웃었다.
신유빈은 올해 가장 인상깊은 순간으로 더반 세계선수권에서의 활약을 꼽았다.
신유빈은 "다들 아시안게임을 인상 깊게 꼽을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올해 세계선수권이 더 특별했다"면서 "세계선수권은 큰 부상을 당해 트라우마가 있던 대회였는데, 첫 날 일정을 안 다치고 무사히 마치면서 '이제 나 진짜로 안 아플 수 있구나' 싶었다. 그 때의 안도와 성취감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2년 전 휴스턴 세계선수권에서 손목 부상의 악몽을 겪었던 신유빈은 이번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에서 전지희(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세계 랭킹 1위 쑨잉샤-왕만위 조(중국)를 제압, 은메달을 목에 걸고 아픈 기억을 완벽하게 씻었다.
신유빈은 2023년에서 내년까지 계속 가져가고 싶은 기억 한 가지로는 아시안게임을 선택했다. "2024년을 잘 보낼 수 있는 자신감이 될 것 같다"는 게 그 이유.
3년 전 '삐약이'라 불리며 혜성처럼 등장한 신유빈은 번뜩이는 패기가 있었지만 동시에 경험 부족의 아쉬움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신유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등 굵직한 대회에서 입상, 경험과 기술이 더 축적됐다. 여기에 항저우에서 얻은 자신감까지 더해진다면 두려울 게 없다.
신유빈은 "2020 도쿄 올림픽의 결과는 아쉬운 게 없었다. 내 실력이 딱 그 정도였고 그에 맞는 성적(32강)을 거둔 것 뿐"이라면서도 "대신 파리 올림픽에서 또 그 성적이라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이제는 기술력이 더 늘어났고 더 긴 시간 노력을 한 만큼 이전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주변의 커진 관심과 높아진 기대가 자칫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질문에 신유빈은 "일상생활이라면 관심을 받았을 때 쑥스러워하는 스타일이지만, 탁구에서만큼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감사한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탁구에만 더 집중하게 된다"며 개의치 않았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유빈이지만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낙관하기란 쉽지 않다. '만리장성' 중국을 포함해 상승세인 유럽의 견제도 이겨내야 한다.
그럼에도 신유빈은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주변에서 내가 대회에 출전할 확률이 0%라고 그랬다. 0%라는 걸 나도 받아들여야했다. 하지만 결국 난 출전도 했고 금메달도 땄다"면서 "파리 올림픽도 지금은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끝까지 가 봐야 안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2023년 한해가 그를 한층 더 성장시킨 모습이다.
2023년 새해 "부상 없이 탁구하자"는 겸손한 다짐을 했던 신유빈은 2024년을 앞두고는 더 나아가 "연습할 때 힘들자, 그러면 대회 때는 안 힘들다"는 새로운 슬로건을 세웠다.
신유빈은 "파리 올림픽이라는 순간뿐 아니라 한해 동안 모든 과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내 목표다. 잘 연습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좋으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없이 한 해를 보냈던 신유빈은 2023년을 마무리할 여유도 없이 29일 곧바로 진천 선수촌으로 소집, 내년 초 연달아 열릴 카타르 대회와 부산세계선수권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한다.
신유빈은 "바쁘지만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2024년 한 해도 열심히 달려보겠다"며 웃어보였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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