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운전'에서 '마약음료'까지…일상 파고든 마약범죄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일당 중형
압구정 롤스로이스 등 잇딴 '마약운전'
'마약과의 전쟁' 선포에도 마약범죄↑
이선균 사망 비극…무리한 수사 논란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올해 한국을 떠들썩하게 한 범죄를 꼽으라면 마약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마약사범이 대폭 늘어나면서 정부가 지난해 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이미 일상 깊숙이 침투한 마약은 여러 사건 사고를 불러왔다.
마약으로 얼룩진 연예계…톱스타 마약 투약 혐의 논란
검·경 수사 끝에 유씨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타인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 매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유씨의 지인이자 미술작가인 최모(32)씨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범인도피 등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유씨 측은 지난 12일 열린 1차 공판기일에서 대마 흡연 등 일부 혐의는 인정하지만 대마흡연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나머지 혐의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부인했다.
지난 3월에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일가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던 친손자 전우원씨가 유튜브 실시간 방송 중 '엑스터시'라 불리는 마약을 언급하며 투약하는 장면을 생중계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는 입국 직후 경찰에 긴급 체포됐고, 검찰 조사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지난 29일 "1심 선고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미성년자 겨냥한 사건도…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지난 4월 강남 학원가 일대에 음료 시음회를 가장해 학생들에게 필로폰을 탄 음료수를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나눠준 '마약 음료'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총책이자 주범 이모(26)씨를 비롯한 일당은 피해 학생의 부모들에게 '자녀들이 마약을 복용했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했다. 이씨 중국에서 한국으로 강제 송환된 후 지난 28일 구속됐다.
국내에서 체포된 나머지 일당은 1심에서 모두 중형을 받았다. 마약음료 제조책 길모(26)씨는 징역 15년, 중계기 관리책 김모(39)씨는 징역 8년, 마약 제공책 박모(36)씨는 징역 10년, 보이스피싱 범죄집단 모집책 이모(41)씨는 징역 7년이 각각 선고됐다.
마약 운전으로 보행자 사망까지…'압구정 롤스로이스 男 사건'
이 사고로 뇌사 등 전치 24주 이상의 상해를 입은 20대 여성 피해자 사고 발생 115일 만에 결국 사망했다.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9월에는 강남구 논현동에서 람보르기니를 주차하다가 시비가 붙자 상대방을 흉기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 홍모(30)씨도 당시 간이마약검사 결과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등 3종의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마약과의 전쟁 선포했지만 마약 사범 '증가세'
대법원도 정부의 마약 범죄 엄정 대응 기조에 발맞춰 양형 기준을 수정하기로 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현재 마약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새롭게 설정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지난 9월에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등 미성년자에 대한 마약류 범행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을 고려해 미성년자 대상 마약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범정부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약 사범은 여전히 증가일로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경찰청은 지난 18일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마약류 사범 총 1만7152명을 검거하고 그 중 237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다 검거 인원이던 지난해 1만2387명보다 38.5% 증가했다.
마약범죄 무리한 수사 논란…지드래곤 무혐의, 이선균 비극
지드래곤의 경우 무혐의 판단을 내리고 불송치했으며, 이씨는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끝내게 됐다.
더욱이 이씨의 비공개 요청에도 그가 숨지기 나흘 전인 지난 23일까지 3차례에 걸쳐 경찰이 공개적으로 소환하는 등 수사 절차 전반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씨를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해 조사해왔다. 이씨는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2차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8일 "수사가 잘못돼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김희중 인천경찰청장도 "일부에서 제기한 경찰의 공개 출석 요구나 수사 상황 유출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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