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상습폭행에 전치 3주 나왔는데…법정서 “처벌 불원” 감싼 노부

의정부지법, 존속상해 혐의 40대에 집행유예 선고…1년 보호관찰도
모친 사망 분풀이로 아버지 폭행…“죄질 무거우나 우발적 범행 참작”

친아버지를 슬리퍼 등으로 마구 때려 전치 3주 상당의 부상을 입힌 40대 아들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 최치봉 판사는 존속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43)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 씨에게 1년간 보호관찰을 받고, 120시간 동안 사회봉사를 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9월 11일 경기 남양주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슬리퍼와 손으로 아버지 B(70) 씨를 수십 차례 때려 양팔에 약 20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모친이 사망한 후 아버지를 원망했던 A 씨는 당시 별다른 이유도 없이 "아버지 때문에 돈을 잃었다"며 폭행을 가했지만, B 씨는 끝까지 아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별한 이유 없이 부친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등 죄질과 범정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도 커 엄벌함이 마땅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상당 기간 구속돼 있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충분히 인지한 것으로 보이고 모친 사망 후 피해자에 대한 원망감 등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 B 씨가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고 향후 피고인이 피해자와 따로 떨어져 생활해 재범 위험성이 높지 않은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