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속으로]주춤한 전기차 시장...배터리 3사는 ESS에서 가능성 봤다

이세연 기자 2023. 12. 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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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확대한다.

성장 문턱에 걸린 전기차 배터리 대신 북미 지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ESS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겠단 전략이다.

특히 북미지역 ESS 시장 규모는 2021년 14.1GWh에서 2030년 159.2GWh로 10배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녹록지 않은 전기차 시장의 전망도 국내 배터리사가 ESS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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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속으로 /사진=머니투데이

국내 배터리 3사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확대한다. 성장 문턱에 걸린 전기차 배터리 대신 북미 지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ESS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겠단 전략이다.

3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2022년 39.2GWh(기가와트시) 수준에서 2030년 356.6GWh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ESS는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불규칙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과 연계된 신재생에너지 설비다.

ESS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설치량이 늘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 ESS 시장 규모는 2021년 14.1GWh에서 2030년 159.2GWh로 10배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2050년까지 미국 전력의 44%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ESS 시장 규모가 꾸준히 동반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한다.

녹록지 않은 전기차 시장의 전망도 국내 배터리사가 ESS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은 올해 들어 성장 정체가 본격화됐다. 올해 전 세계 등록 예상 전기차 수는 1377만대로 집계됐는데, 애초 예측했던 1484만대보다 7.2%가량 줄어든 수치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소비 침체 여파로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다. 업계는 전기차 수요 증가세 둔화가 현실이 되는 상황에서 ESS가 충격을 완화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쟁점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 중국은 세계 ESS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은 중국 CATL이 43.4%로 압도적 1위를 자치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점유율 7.5%, 7.3%로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국 영향력이 제한되며 K배터리에 기회가 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는 현지 생산시설을 만드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 3조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ESS용 LFP 배터리 공장을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 16GWh 규모로, 2026년 양산이 목표다. 이익은 현실이 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ESS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현지 법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Vertech)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2년간 미국에서 총 10GWh 규모의 ESS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오창과 중국 난징 생산라인에 이어 미국 생산라인까지 합쳐 5년 내 ESS 부문의 매출을 3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 SDI가 ESS 부문에서 가장 앞선다. 삼성SDI는 2009년부터 ESS 사업을 시작해, 현재 울산과 중국 시안에서 ESS를 생산하고 있다. 차세대 ESS인 삼성배터리박스(SBB)에도 주력한다. ESS 내부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하나의 박스 형태로 세팅한 제품이다. SBB 배터리 전체 용량은 3.84MWh(메가와트시)로, 약 400가구의 하루 전력 소비량을 충당할 수 있다. LFP를 적용한 중저가 ESS 생산도 검토하는 중이다.

SK온 역시 ESS 사업에 진출했다. 2021년 미국 ESS 기업 'IHI 테라선 솔루션'과 협력을 시작으로 북미 지역에서 ESS와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ESS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차량 충전 사업용 ESS, 선박용 ESS 시장 개척을 비롯해 화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을 접목한 ESS 등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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