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협력으로… 환경사업 뛰어든 K-건설

신유진 기자 2023. 12. 3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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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건설-(1)] 글로벌 시장에 깃발… "그린수소가 대세"

[편집자주]버려진 페트(PET)를 식품 용기로 재활용하기 위해선 두 단계의 인증을 거친다. 환경부로부터 '재생 페트 플레이크'(r-PET Flake)가 식품용 재생원료의 생산에 적합하다는 확인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재생 페트 펠릿'(r-PET Pellet) 적합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생수 생산업체가 판매 후 회수한 폐페트병을 분쇄해 재생 페트 플레이크로 만들고 여러 공정을 거쳐 해당 원료는 재생 페트병으로 생산된다. 이는 국내의 한 건설업체가 공공기관과 생수 업체, 플라스틱 제조업체 등과 협력해 이뤄지는 과정이다. 땅 위에 건축물과 인프라를 지어 이윤을 창출하던 건설업체들은 장기 비전을 향한 환경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는 당장의 수익을 기대한 시도는 아니다. 기업 윤리와 사회적 기여를 경영활동의 새 기준으로 정립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글로벌 투자시장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지표가 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경쟁이 아닌 협업과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친환경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기업 윤리와 사회적 기여를 경영활동의 새 기준으로 정립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건설업체들의 글로벌 투자시장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지표가 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경쟁이 아닌 협업과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친환경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1) 경쟁에서 협력으로… 환경사업 뛰어든 K-건설
(2) 환경 파괴 없는 '건축 기술'로 아파트 짓는다
(3) CF100 시대의 새로운 '탄소중립' 비전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그린수소'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수소는 생산 방식과 친환경성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구분하고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얻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다.

국내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일찍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준비하고 진행했다. 최근에는 태양광에 이어 그린수소·암모니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국영 에너지업이 발주한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모듈 설치를 넘어 EPC(설계·조달·시공)에도 역량을 펼치고 있다. 카타르 2곳에 각 417MW(메가와트)급과 458MW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 금액은 8000억원이다. 사업 완공 후에 국가 전력망을 통해 카타르에서 약 15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카타르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 사업의 공정률이 60%대"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직접 에너지 생산 '그린수소 프로젝트' 추진


삼성물산은 최근에 경북 김천에 태양광발전 연계로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오프그리드'(Off-grid) 방식으로 외부에서 전기·가스 등 에너지를 제공 받지 않고 직접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는 국내에서 삼성물산이 최초로 시도했다. 하루 0.6톤(t)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저장·운송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며 2025년 1월 실제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그린수소에 이어 그린 암모니아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린 암모니아는 바람·태양 등 재생에너지원과 수전해(물을 전기분해해 고순도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를 통해 얻은 그린수소를 질소와 합성해 생산한다. 회사는 지난 12월13일 오만에서 추진한 연 100만톤의 그린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 사업권을 확보했다.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삼성물산은 다국적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오만 남부 항구도시 살랄라 자유무역지대 내에 오만 국영 에너지 회사 'OQ'가 보유한 암모니아 플랜트를 활용해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한다.

삼성물산은 그린수소와 그린 암모니아를 핵심 친환경에너지사업으로 정했다. 중동뿐 아니라 호주에서 신재생 프로젝트와 에너지저장시스템(BESS) 등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지 로컬 디벨로퍼들과 그린수소 개발 프로젝트의 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최대 규모 그린수소 독점 사업권 따내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소 분야의 기술 확보와 사업 개발에 집중해 2030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오만 하이드롬(Hydrom)의 청정수소사업을 통해 국내 기업이 추진한 글로벌 최대 규모 그린수소 독점 사업권을 따낸 삼성엔지니어링은 포스코홀딩스·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 등과 프랑스, 태국 기업들도 접촉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컨소시엄은 해당 부지에 5GW(기가와트) 규모 재생에너지단지를 조성하고 연 22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 생산한 그린수소의 대부분은 120만톤 암모니아로 합성 후 국내로 들여와 수소환원제철, 청정무탄소 전력 생산 등에 활용한다. 일부 물량은 오만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해 수소·탄소중립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 청정 수소·암모니아 생산 모델 연구


DL이앤씨는 그린수소 플랜트와 이산화탄소 포집에 투자하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청정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수행하는 자회사 카본코를 설립했다.

지난 10월 세계 최대 해수 담수화 설비를 운영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해수담수청(SWCC)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하는 청정 수소·암모니아 생산 모델에 대한 연구에 힘쓰고 있다.

DL이앤씨는 차세대 친환경 전력으로 주목받는 SMR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 4세대 SMR 기업인 엑스에너지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SMR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다른 에너지원 대비 안정성과 경제성이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건설정보모델(BIM)과 모듈러 플랜트 설계 기술 등의 사업을 접목해 담수화 플랜트의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폐플라스틱으로 청정 수소 생산


현재엔지니어링은 쓰레기인 폐플라스틱을 자원으로 재활용해 청정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는 미국 엔시나가 발주한 '폐플라스틱 활용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에 대해 기본설계(FEED)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노섬버랜드에 연 45만톤의 폐플라스틱을 화학 재생 공정에 의해 의약품·포장재·합성수지 등으로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올해 1월 차세대 친환경 원료로 꼽히는 암모니아를 활용한 '암모니아 분해 수소 생산 시스템'에 대한 사업화를 추진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고순도(99.99%)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의 실증을 거쳐 상용화를 추진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뿐 아니라 다양한 친환경 사업들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사업 다각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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