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발급했지만 벽 높은 中 규제… 국내 게임사 '예의주시'

이재현 기자 2023. 12. 31.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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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 외자판호 40종 발급
고강도 온라인 규제방안 발표에 국내 게임업계 '긴장'
/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이 고강도 온라인 게임 규제안을 발표한 날 해외 게임 40종에 대한 외자판호를 함께 발급했다. 국내 게임 3종이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됐지만 강도 높은 규제가 추진될 경우 수익구조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나와 게임사들은 규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국(NPPA)은 지난 22일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2'(검령2), 위메이드 '미르M'(모광쌍용), 그라비티 '라그나로크X:넥스트제너레이션'(선경전설) 등 국내 게임 3종에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외자 판호는 중국 외 다른 국가 게임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현지에서 서비스할 때 필요한 허가권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이 외자 판호를 발급한 것은 세번째다. NPPA는 지난 3월 ▲넥슨 '블루 아카이브' ▲넷마블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등에 판호를 발급했다. 5개월만인 지난 8월에는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이 추가로 중국 서비스권을 획득했다.

외자 판호 발급은 국내 게임사에겐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할 수 있는 호재로 통한다. 2023년 중국 게임시장은 전년대비 14% 성장한 3030억위안(약 55조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며 게임 유저수는 약 6억68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NPPA는 외자 판호를 발급한 당일 강도 높은 온라인 게임 규제 방안 초안을 공개하며 게임 업계를 긴장시켰다. 과금 유도 제한을 골자로 하는 초안에 따르면 이용자의 일일 한도를 설정해야 하며 매일 로그인, 연속 과금 등에 따른 보상 행위가 금지된다. 업계에서는 1인당 평균 결제 금액(RPU)이나 유료 사용자 1인당 평균 결제금액(ARPPU)가 과도하게 높은 장르의 다중규모역할수행게임(MMORPG) 등 게임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게임사들은 규제안이 확정되는 시점인 내년 1월22일까지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2019년 중국 출시 이후 여전히 인기 및 매출 순위 상위권에 위치한 크래프톤의 화평정영(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중국 로열티가 높은 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규제안이 발표된 날 크래프톤의 주가가 약 13% 급락하기도 했지만 증권가에선 우려가 과도하다고 봤다. 화평정영의 경우 스킨 판매가 주요 매출원이고 ARPU가 수천원 수준이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게임 관리방안의 최종 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고 중국 내 화평정영의 인기가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주가 하락은 일시적이고 규제 영향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MMORPG 장르인 위메이드의 미르M이 규제 타깃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위메이드는 "현지에서 미르M을 유통할 퍼블리셔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세부 정보는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르 지식재산권(IP)이 중국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추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과금성을 낮춘 BM으로 출시돼도 흥행 잠재력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장현국 대표는 중국 진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장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판호는 중국 정부 당국이 발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보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전부터 준비해 왔다"며 "미르4는 내년 2분기, 미르M은 내년 4분기 출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가 3~4개월 주기로 판호를 발급해온 것을 고려하면 미르4도 이르면 내년 3~4월 중 판호를 발급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출시로 인해 새로운 매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엔씨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엔씨는 '리니지M''리니지2M' '리니지W' 등 모바일 리니지 삼형제의 매출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탈리니지에 승부수를 걸었다. 지난 7일 출시한 PC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는 이용자 피드백을 앞세워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BM을 선택하고 자동사냥을 과감히 삭제했다. 리니지식 수익모델을 뜯어고친 엔씨의 중국 시장 전략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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