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 개미들이 주목해야 할 4대 글로벌 이슈
이스라일-하마스 戰 등 지정한 변수 지속
2023년 한해 미국 주식시장은 높은 회복 탄력성에 활기를 띄었다. ‘잔인한 2022년’이라는 이름이 붙은 2022년 10월 저점을 계기로 AI(인공지능) 기술주들의 급등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에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으며,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 3만7000선을 넘기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나스닥도 6거래일 동안 연이어 올랐다.
내년도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월가의 거물급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이 올해와 같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몇 가지 위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최근 누그러질 기세가 보이지 않는 지정학적 위기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도 그중 일부다. 그 외에도 고평가 되었거나 부풀려진 기술주나,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높은 금리, 예측할 수 없는 연준의 정책 방향도 투자자들이 지켜봐야 할 요소다.
◇우크라, 이스라일-하마스 戰 등 계속되는 지정학적 긴장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리서치는 최근 자료를 통해 2010년대와 2020년대 사이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미국과 중국사이 지정학적 긴장과 함께 중동과·우크리이나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꼽았다. 이들 전쟁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무역장벽을 비롯한 경제적 제재와 공급망 차질·수요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하반기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더 장기화 할 경우 국제 유가는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악재일 수밖에 없다.
최근 상황을 보면, 하마스의 선제 공격과 이스라엘인 1400명 살해 사건등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민간인 살상에 눈감고 이스라엘을 전폭 지원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미국이 제안한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조차 거부하며 하마스 격퇴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란이 뒤를 봐주고 있는 헤즈볼라로 인한 전선 확대도 지켜봐야할 대상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개선되지 않은 관계도 지정학적 위험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블랙록투자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대만에 군사행동을 전개하거나 남중국해에서 무력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을 가장 지정학적 큰 위험으로 선정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우려는 1.5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주요 테러 공격 리스크와 비교해 거의 2배에 달했다.
이어 러시아와 나토의 갈등이 0.37점으로 높았던 반면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중동에서 분쟁이 격화할 가능성은 마이너스(-) 0.65점, 남북한의 갈등은 마이너스 0.5점이었다.
◇내년 美 금리는?...”연준 위원들도 못 맞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완화적인 정책 메시지를 전하면서 최근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들도 금리 전망을 앞다투어 수정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연준이 기존 예상보다 더 빠르고 더 큰 폭의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연준이 내년 7월 금리 인하에 돌입해 총 100bp(1bp=0.01%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이유로 금리 인하를 예고했으나, 월가의 전략가들에 따르면 불확실한 금융 여건 속 경기 침체가 진짜 원인이자 연준의 걱정거리다.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 밖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행보를 보인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오를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지적도 나온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가 역사적으로 거의 빗나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글렌메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알렉스 아타나슈는 연준의 점도표를 분석한 결과 위원들은 3개월 이후의 미래에 대해 금리가 어떤 수준일지에 대해 일반인들만큼이나 몰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2년~2023년까지의 점도표에서 위원들은 비교적 짧은 기간만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다음 해에 금리가 어느수준일지를 예측하는 데는 정확도가 떨어졌으며, 2년 후의 전망치는 놀라울 정도로 실제와 달랐다는 게 아타나슈의 설명이다.
◇미국과 러시아 대선, 전세계 40여개국·42억 명이 투표한다
2024년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선거가 많이 진행되는 해다. 1월 13일 대만 총통선거와 총선거를 필두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선이 3월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걸려있는 미국 대선이 11월에 예정되어 있다. 특히 아프리카와 유럽은 각각 18개국, 37개국에서 선거가 진행된다. 한국은 4월에 총선이, 일본에서는 자민당 총재와 중의원 선거가 9월과 10월에 연달아 예정되어 있다.
통상 선거가 있는 해에는 리더십의 변화로 인한 산업별 변동성 확대로 이어졌다. 예컨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하게 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미국의 친환경 정책의 폐기는 각국 산업계의 글로벌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특히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지정학적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미국 고립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유럽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도 불확실해진다. 앞서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을 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에는 이미 의견 분열이 나타난 바 있다.
◇올해 증시 주도한 빅테크, 인공지능(AI) 탑재로 내년도 날아오를까
내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운명은 그동안 이 지수를 견인해 온 소수의 빅테크(거대기술기업)가 향후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애플,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아마존, 테슬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이 AI 잠재력에 힘입어 S&P500지수 상승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올 한해 이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실험하는 데 공을 들였으며 내년에는 AI 적용을 가속화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여 수혜를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의 조사에 따르면 답변에 응한 기업 중 4분의 1 이상이 2024년 중순까지 생성형 AI 관련 투자를 50%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미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추가 반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컨대 엔비디아는 최근 이익의 급증에도 올해 하반기 박스권을 맴돌았다. 필 세그나 로이홀트그룹 선임 애널리스트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같은 (상승)추세의 정점을 예측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장담할 수 없다”며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이런 주식을 보유하는 데 따른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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