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은 익었어, 문동주는 덜 익은 사과” 한화 41세 레전드의 명쾌한 정리…KBO 투톱 ‘예약’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거의 뭐 투톱 되겠네.”
2023시즌 KBO리그 최고투수는 에릭 페디(30, 시카고 화이트삭스)였다. 1년간 ‘어나더 레벨’을 선보인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외국인들을 제외하면, 현재 KBO리그 최고 토종투수는 안우진(24, 사회복무요원)이라는 평가가 가장 많다. 작년엔 대부분 세부 스탯에서 외국인투수들을 포함해도 탑이었고, 올핸 작년보다 살짝 떨어졌지만, 여전히 최정상급이었다.
한편으로 구위와 장래성을 종합할 때 문동주(20, 한화 이글스)가 KBO리그 최고투수로 올라설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다. 안우진이 토미 존 수술과 군 복무로 2년간 KBO리그를 떠난다. 그 사이 문동주가 얼마나 성장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KBS N 스포츠 김태균 해설위원은 지난 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를 통해 안우진과 문동주를 자연스럽게 비교했다. 강민호(38, 삼성 라이온즈)가 게스트로 출연해 의견을 묻는 김에 자신의 생각까지 밝혔다.
강민호는 문동주에 대해 “무섭다 무서워. 그런데 구위가 너무 좋다. 지금은 어리지만, 훗날 한국무대가 좁을 만큼 좋은 선수로 발전할 것 같다”라고 했다. 김태균이 안우진을 자연스럽게 언급하자 “어우, 걔도 빨리 미국 가야죠”라고 했다.
김태균은 탑클래스로 오른 안우진을 상대해보지 못했다. 문동주와는 아예 겹치지 않았다. 반면 강민호는 안우진과 문동주를 모두 상대해본 타자다. 그는 현역 타자들 사이에서도 ‘안우진이냐, 문동주냐’를 두고 유쾌하게 논쟁한다고 털어놨다. “그 두 투수는 진짜 좋다”라고 했다.
김태균은 절묘하게 비유했다. “해설하는 입장에서 보면, 안우진은 확실히 익어 있어. 그런데 문동주는 아직 덜 익은 사과 같은 느낌이야. 약간 시큼함이 있는. 조금 여물면 안우진과 거의 뭐 투톱 되겠네”라고 했다.
이게 업계의 대다수 평가와 일치한다. 단순히 스피드만 놓고 보면 문동주가 먼저 160km을 찍었고, 앞으로 더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 커맨드, 제구력, 완급조절, 경기운영 측면에서 아직 안우진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단, 문동주가 안우진보다 실링이 더 높다는 분석도 있다. 안우진의 2년차보다 문동주의 2년차가 더 강렬했다는 배경이다.
강민호는 “안우진은 위기 때만 더 강하게 던진다. 걔는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데 자기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거고 문동주는 갓 21세가 됐는데, 벌써 이런 공을 던지면 나중에는 진짜 어마어마한 투수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안우진과 문동주의 공통점은 야구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이다. 강민호는 “문동주가 되게 성실하다고 들었다. 야구밖에 모른다고 하더라. 부산에 다니는 재활센터가 있는데 문동주가 부산에 오면 항상 오전에 와서 팔 관리를 받는다고 한다. 그만큼 자기 몸 관리도 할 줄 알고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으로 이어지는 트리오가 한국야구 최고투수를 논하는 시대는 저물어간다. 이젠 안우진과 문동주의 시대다. 두 사람 외에도 좋은 젊은 투수가 많다.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게 쏠쏠한 재미다.
강민호는 과거 선배 에이스들이 현재 젊은 톱클래스 투수들의 젊은 시절보다 더 좋았다고 하면서도, 현재 젊은 톱클래스 투수들 역시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테랑 타자이자 베테랑 포수이니 가장 객관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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