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와의 전쟁...새해는 달라질까
[앵커]
올 한해 고금리에도 가계부채는 멈출 줄 모르고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정부가 뒤늦게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정책 효과가 새해에 제대로 발휘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가파르게 오른 금리 탓에 빚부터 갚고 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김태언 / 서울 영등포동(지난 1월) : 대출금리가 너무 올라서 대출을 먼저 갚는 게 아무래도 현금 지금은 다른 데 쓰는 거보다는 그걸 갚는 게 현금 지출을 막을 거 같아서….]
그렇게 가계 빚이 줄어드니 이번엔 주택 시장이 역전세난을 비롯해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풀고 금융지원을 늘리기로 한 이유입니다.
[추경호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지난 5월) : 제한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부분에 관해서 검토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주춤했던 가계 대출이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워나갔습니다.
높은 대출 금리에 이자 부담에 허덕일지라도 지금이 집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퍼진 겁니다.
[김희경 / 서울 구로동 : 지출은 많은데 수입은 고정돼 있으니까 이자 부담이 많이 되죠. 그래서 다른 데서 악착같이 절약합니다. 이자를 내야 하니까.]
여기에 은행들이 앞다퉈 내놓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 수요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지난 8월) : 50년 만기 대출 같은 것들을 통해서 DSR 규제를 약간 회피하는 방향의 영향을 가진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부랴부랴 금융당국은 대출 조이기에 나섰습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가계 부채 증가 폭은 다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규모 면에서 봤을 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는 사이 정부의 거시 건전성 정책과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 간의 엇박자는 시장의 불신만 커지게 만들었습니다.
[김희중 / 서울 불광동 : (정부의 규제들이 효과가 있다고 보세요?) 아직까진 글쎄요. 그거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부동산 정책에서 집값을 잡고 이율은 좀 낮춰주고….]
문제는 새해에도 지금의 가계부채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정부가 올해 말 발표한 대출 한도를 강화하는 스트레스 DSR 제도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지 의문입니다.
DSR 규제 예외가 적용되는 정책 금융상품이 여전히 많은 것도 부담입니다.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현재 DSR 규제 자체를 예외로 적용하는 대출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가계 부채를 억제하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도입하는 시점이 잘못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출 금리 고점에서 정부가 고금리로 고정금리 대출을 받으라고 유도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무엇보다 주택 공급 확대를 비롯해 집값을 잡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가계부채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YTN 엄윤주 (eomyj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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