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비하’ 논란 민경우, 국민의힘 비대위원 사퇴
과거 유튜브에서 ‘노인 비하’ 논란을 빚었던 민경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30일 전격 사퇴했다. 29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지 하루 만이다. ‘한동훈 비대위’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비대위원 사퇴라는 악재부터 만난 셈이다.
민 비대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 비대위원 직을 사퇴합니다. 제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비대위의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라며 “앞으로 저의 위치에서 운동권 정치 청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민 비대위원은 지난 10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민 비대위원은 해당 방송에서 곧바로 사과했다.
민 비대위원은 ‘386 운동권 세력들이 기득권이 되면서 486, 586이 될 때까지 젊은 세대들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입장이었지만 당장 더불어민주당과 대한노인회에서 사퇴 요구가 나왔다. 민 비대위원은 29일 열린 첫 비대위 회의 모두 발언에서도 “과거 신중하지 못했던 표현을 했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 386 세대가 나이와 지위로 젊은 세대의 진입을 막는 사회적 현상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실수였다. 앞으로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며 본인 논란에 대한 사과 발언부터 해야 했다.
당내에서는 민 비대위원의 전격 사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미 한 위원장이 29일 논란이 불거지자마자 민 비대위원의 사퇴를 요구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하고 “조만간 찾아뵙겠다”며 노인회를 방문해 재차 사과할 뜻을 밝혔기 때문에, 비대위 안팎에서도 민 비대위원이 사퇴까지 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민 비대위원은 ‘한동훈 비대위’가 본격적으로 출발도 하기 전에 비대위보다 본인 논란에 초점이 맞춰지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에서 자신의 과거 또 다른 발언들에 대한 취재에 나서는 상황까지 이어지자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 역시 첫 비대위 회의에서 ‘명분과 원칙’을 강조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면 우리가 민주당과 다를 게 없다”며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던 만큼, 민 비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이 문제를 더 이상 길게 끌지 않고 조기에 매듭짓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민 비대위원의 빈 자리를 추가 비대위원을 선임해 채울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이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인 민 비대위원은 과거 이적(利敵)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 본부 사무처장을 지내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두 차례 구속된 운동권 출신이지만, 근래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겠다”며 86 운동권 청산을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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