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함께 연말을 맞은 장기기증 유족과 수혜자‥"치유와 감사"

김세영 2023. 12. 30. 20: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딱 이틀 남은 2023년.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연말을 뜻깊게 보내실 텐데요.

장기기증자의 가족과 수혜자들은 합창단으로 한자리에 모여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억하고, 감사한 마음을 노래한다고 합니다.

김세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멋진 나비 넥타이와 반짝반짝한 옷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사람들.

장기기증자의 가족과 기증자들 덕분에 새 생명을 얻은 수혜자들입니다.

이렇게 연말마다 모여 노래한 지도 어느덧 9년째입니다.

"숨결조차 향기롭던 나의 사람아."

이 곡의 가사를 지은 이소현 씨는 2년 전, 난치성 뇌전증을 앓던 아들 학준이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당시 학준이 나이, 18살이었습니다.

[이소현/2021년 기증자 가족] "갑자기 심정지가 왔어요. '회복이 될 수 있나'하는 기대감에 저희가 좀 지켜보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뇌사 판정을 받게 됐고…"

중환자실에 격리된 채 홀로 먼 길을 떠난 학준이가 꿈에라도 나와주길 바라는 마음을 노래에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이소현/2021년 기증자 가족] "쓰다듬고 안아보고 싶었는데, 혼자 보냈잖아요. 그래서… 두 번의 꿈에서 학준이를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고,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갑작스럽게 떠난 아들 응상이.

엄마, 아빠라는 이름은 시간의 흐름에 흐려져 가지만 이 자리에서만큼은 다릅니다.

[이봉화·김애자/2015년 기증자 가족] "저는 오로지 우리 응상이 엄마잖아요, 여기서는. 8년이 지나서 '응상이 엄마' 해주는 사람이 없어요."

미안한 마음에 나서기 어려웠던 수혜자들도 이제는 모임이 기다려집니다.

[강옥예/2018년 이식 수혜자] "성당에 갈 때마다 기도를 해요. 내 가슴속에 살아 있어줘서 감사하다고, 건강하게. 여기(합창단) 갔다 오면 너무 기분이 좋아요. 일주일 동안 기분이 좋아요."

환자와 의료진에게도 이들의 노래는 커다란 위로로 다가옵니다.

[황정기 교수/'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 "상당히 좀 경건하죠. 우리나라 이식 대기자 수는 거의 5만 명에 육박합니다. 합창단이 있다는 것만 해도 이식 대기를 하시는 분한테는 큰 희망이지 않을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이들의 소망은 한결같습니다.

[이봉화·김애자/2015년 기증자 가족] "우리 아들한테 기증을 받으신 일곱 분, 더 이상 아프시지 말고 행복하게 우리 아들 몫까지 살아가시는 게 새해 소망이죠."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 / 영상편집 : 김민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이준하 / 영상편집 : 김민지

김세영 기자(threez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7919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