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함께 연말을 맞은 장기기증 유족과 수혜자‥"치유와 감사"
[뉴스데스크]
◀ 앵커 ▶
딱 이틀 남은 2023년.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연말을 뜻깊게 보내실 텐데요.
장기기증자의 가족과 수혜자들은 합창단으로 한자리에 모여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억하고, 감사한 마음을 노래한다고 합니다.
김세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멋진 나비 넥타이와 반짝반짝한 옷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사람들.
장기기증자의 가족과 기증자들 덕분에 새 생명을 얻은 수혜자들입니다.
이렇게 연말마다 모여 노래한 지도 어느덧 9년째입니다.
"숨결조차 향기롭던 나의 사람아."
이 곡의 가사를 지은 이소현 씨는 2년 전, 난치성 뇌전증을 앓던 아들 학준이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당시 학준이 나이, 18살이었습니다.
[이소현/2021년 기증자 가족] "갑자기 심정지가 왔어요. '회복이 될 수 있나'하는 기대감에 저희가 좀 지켜보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뇌사 판정을 받게 됐고…"
중환자실에 격리된 채 홀로 먼 길을 떠난 학준이가 꿈에라도 나와주길 바라는 마음을 노래에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이소현/2021년 기증자 가족] "쓰다듬고 안아보고 싶었는데, 혼자 보냈잖아요. 그래서… 두 번의 꿈에서 학준이를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고,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갑작스럽게 떠난 아들 응상이.
엄마, 아빠라는 이름은 시간의 흐름에 흐려져 가지만 이 자리에서만큼은 다릅니다.
[이봉화·김애자/2015년 기증자 가족] "저는 오로지 우리 응상이 엄마잖아요, 여기서는. 8년이 지나서 '응상이 엄마' 해주는 사람이 없어요."
미안한 마음에 나서기 어려웠던 수혜자들도 이제는 모임이 기다려집니다.
[강옥예/2018년 이식 수혜자] "성당에 갈 때마다 기도를 해요. 내 가슴속에 살아 있어줘서 감사하다고, 건강하게. 여기(합창단) 갔다 오면 너무 기분이 좋아요. 일주일 동안 기분이 좋아요."
환자와 의료진에게도 이들의 노래는 커다란 위로로 다가옵니다.
[황정기 교수/'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 "상당히 좀 경건하죠. 우리나라 이식 대기자 수는 거의 5만 명에 육박합니다. 합창단이 있다는 것만 해도 이식 대기를 하시는 분한테는 큰 희망이지 않을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이들의 소망은 한결같습니다.
[이봉화·김애자/2015년 기증자 가족] "우리 아들한테 기증을 받으신 일곱 분, 더 이상 아프시지 말고 행복하게 우리 아들 몫까지 살아가시는 게 새해 소망이죠."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 /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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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준하 / 영상편집 : 김민지
김세영 기자(threez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7919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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