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것? 단순하고 쉬워” 롯데 20세 국대 외야수는 ‘땀의 진실’을 믿는다…그게 ‘제일 어려워’

김진성 기자 2023. 12.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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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APBC 대표팀 윤동희./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한 건 모두 알거예요.”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최대 히트상품 중 하나가 우타 외야수 윤동희(20)였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3라운드 24순위로 입단, 2년만에 주전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 107경기서 387타수 111안타 타율 0.287 2홈런 41타점 45득점 OPS 0.687로 준수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윤동희./게티이미지코리아

신인 시절이던 작년에는 1군에서 단 4경기만 뛰었다. 2군 77경기서 타율 0.310 6홈런 42타점 50득점 OPS 0.839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다. 그러자 전임 감독은 과감히 윤동희를 주전 우익수로 밀어붙였다.

해설위원들은 올 시즌 롯데 경기를 중계하면서 윤동희가 공수겸장 외야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칭찬했다. 아주 정교하진 않아도 준수한 컨택 능력, 아주 강력하지 않아도 안정감 있는 외야 수비가 돋보였다.

급기야 논란 끝에 항저우아시안게임에 가지 못한 이의리(21, KIA 타이거즈) 대신 대표팀에 전격 발탁됐다. 데뷔 2년만에 병역을 해결했고, 여세를 몰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도 참가하며 야구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윤동희는 30일 야구 유튜브 채널 썩코치의 야구쑈에 출연, 올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이런 해가 될지 몰랐는데 나도 좀 당황스럽긴 하다. 올 시즌 아쉽지 않다. 항상 경기하기 전에 애국가 들으면서 생각하는 게 있는데 항상 ‘후회 없이 하고 최선을 다해서 하자’라고 주문을 하고 들어간다. 물론 결과를 생각하면 아쉬운 게 많다. 그래도 모든 과정에서 최선 다해 아쉽지 않아. 내년을 잘 준비하는 발판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마인드가 좋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다. 윤동희는 “올해 워낙 잘 풀려서 내년에 ‘이만큼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게 사실 야구할 때 도움이 안 된다. 그런 생각은 잠깐하고 다시 준비할 때 잘할 것이란 확신을 갖고 준비하면 올해만큼 잘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진행자가 윤동희의 선전 비결을 묻자 단순한 답이 돌아왔다. “2년차인데, 내가 하는 건 모두 알 것이다. 남들보다 많이 했다. 단순하고 쉬운 것인데, 그게 어렵다”라고 했다. 그냥 훈련을 더 많이,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얘기다. 땀은 윤동희를 외면하지 않았다. 근면성실은, 절대 쉽지 않다.

윤동희는 “첫해에 동기들에 비해 잘하지 못했다. 1군에 잠시 다녀왔는데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면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코치님들, 아버지에게 남들보다 더 하란 교육을 받았다. 남들 잘 때 뭐 하나라도 더 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두 차례의 국제대회서 많이 느꼈다. 윤동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서 대만 투수들의 공이 너무 좋았다. 직구를 원 타이밍에 돌려도 너무 빨라서 안 맞았다. 159km까지 나왔다. 태어나서 처음 본 공이었다. 공을 손에서 놓자마자 돌리니 파울이 나서 ‘이렇게 쳐야 맞는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2스트라이크였는데 삼진 당하면 안 된다는 생각보다 직구만 보고 치자는 마음이었다. 이게 미국(마이너리거)인가 싶었다”라고 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는 일본 선수들의 연습 자세를 보고 느꼈다고 했다. 스윙 하나에 목적을 담는 게 보였다는 고백. 윤동희는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서 피곤하면 밥 먹기 귀찮다. 하기 싫은 날 하는 게 별 게 아닌데 하루하루 쌓인다. 코치님들도 스윙 1000개보다 생각하고 100개 돌리는 게 훨씬 효과가 좋다고 한다. 진짜 그렇다”라고 했다.

윤동희는 아마추어선수들에게 자신을 롤모델로 삼지 말고, 더 훌륭한 선수를 롤모델로 삼으라고 했다. 자신이 아직 애버리지가 없는 선수라는 걸 안다. 자신에게 냉정해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내년에도 또 단순하게 들어간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윤동희./KBO

2024시즌 목표는 안 다치고 전 경기에 나가기, 다치더라도 같은 부위를 안 다치기를 내세웠다. 쉬운 것 같아도 쉽지 않은 목표다. 윤동희는 “많은 분이 목표를 크게 가지라고 하는데 그 것도 맞다. 그런데 너무 멀고 허황된 목표를 가지면 사람이 성취감이라는 게 있는데, 좋지 않다. 하나씩, 천천히 해내면서 가는 게 좋다. 너무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안 되면 지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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