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핵무력 잡고 경제 놓친 김정은 "전쟁 준비 완성에 박차"

이치동 2023. 12. 3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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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해 올해 국방과 경제 등 주요 분야 성과를 평가하고 2024년 국가 운영 계획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쟁 준비 완성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는데요.

오늘은 이 문제 중심으로 한 주간 한반도 상황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올해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았습니다.

우리 국군 장병들이 누구보다 더 노고 많았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조만간, 회의 결과 형식으로, 2024년 투쟁 노선을 밝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단, 김정은 위원장은 엄중한 한반도 정세를 거론하며, '전쟁 준비 완성'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미 국가들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미일 민주주의 진영 대, 북중러 권위주의 세력 간, 대결 구도 고착화 시도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가 이번 주에 개막했는데요.

먼저 이 행사에 대해 소개를 좀 해주실까요.

[기자]

행사 공식 명칭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입니다.

26일 화요일에 개막해서 내일까지 열릴 거로 보이고,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포함해서 결과를 1월 1일에 발표할 거로 예상됩니다.

먼저 북한 매체 보도 들어보시겠습니다.

북한식 용어가 섞여 있어 좀 생소한데, 키워드는 2024년 투쟁 방향입니다.

대외관계든 경제발전이든 거기선 다 투쟁이고 혁명이라고 하죠.

오늘 아침에도 조선중앙통신이 "참가자들이 2024년도 투쟁목표를 확정 짓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전원회의 말고 북한의 공식적인 최고 의사결정 기구는 노동당 대회입니다.

당대회. 김정은 정권 들어와서 5년마다 열리는데, 지난 제8차 당대회가 2021년 1월에 열렸고요.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에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서 주요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겁니다.

역시 관심은 회의 결과를 담아 내일모레 아침에 나올 거로 예상되는 김정은의 대남, 대미 메시지입니다.

코로나 이후에 이거로 육성 신년사를 대체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일단 겉으로는 올해 이룬 성과에 대해 만족해하는 모습인데요.

실제로 국방력 강화 분야에서는 내세울 게 적잖이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북한은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 국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2023년을 위대한 전환, 변혁의 해로 규정했습니다.

1년 전 이맘때 당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구체적 목표가 몇 개 있습니다.

새로운 ICBM 개발, 고체 연료 ICBM이죠, 정찰위성 발사,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는 거였습니다.

지난주 화성-18호 ICBM 발사 훈련을 했고, 11월 말에 쏘아 올린 첫 정찰위성도 엄청난 성과로 선전 중입니다.

9월에는 전술핵공격 잠수함 김군옥 영웅함을 진수했다고 밝혔고요.

가동 여부는 별개지만요.

핵탄두 개발 같은 거는 공식 발표가 없는데요.

미사일과 달리, 지하 핵시설도 있고 은밀히 진행되는 거라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최근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를 시운전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외신 보도가 있긴 했습니다.

[앵커]

핵무력 증강과는 달리, 경제와 민생 쪽에서는 눈에 띌 만한 성과가 없는 거 같은데요.

[기자]

그렇죠.

오히려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게 통일부의 분석입니다.

코로나로 2020년부터 3년간 국경을 봉쇄했는데, 그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건데요.

조선중앙통신이 매일 회의 내용을 조금씩 내보내고 있는데요.

김정은이 "교복과 학용품 생산을 위한 혁신 정책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제와 민생 개선에 실질적인 진전은 없고, 생필품 조달조차 어려운 상황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전향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그런 걸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기자]

몇 퍼센트 정도로 보세요.

전문가들에게 질문해 보니 zero라고 하고, wishful thinking 희망사항이라고도 답하기도 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2018년 첫날에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발표하면서 대화 국면이 열렸거든요.

지금은 상황이 다르죠.

북한이 고립 탈피를 위해 대화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절실하지 않아 보입니다. 위기의식도 크지 않고.

이번 전원회의 둘째 날에 김정은이 한 총론적인 언급이 공개됐는데요.

"반미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핵무기 등 전쟁 준비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는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김정은이 자랑하는 딸이죠.

김주애와 관련해서 메시지가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기자]

올해 김주애가 ICBM 발사 현장과 군부대 등에 여러 번 갔었죠.

통일부는 10살짜리 김주애를 김정은의 공식 후계자로 지명하는 수순에 들어섰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2~3년 전만 해도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 때도 특사 자격으로 참석했었죠.

김여정이 사실상 2인자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는데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번에 어떤 식으로든 김주애와 김여정 관련된 메시지나 조치가 나올지도 관전포인트입니다.

전문가의 평가입니다.

물론 아직 너무 어려서 이번에 구체적인 조치까지 발표되진 않을 거 같지만, 단언할 수는 없다는 설명입니다.

김정은의 공식 직함이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인데요.

총비서 밑에 당비서 자리가 7개인데, 총비서 대리인 역할을 하는 제1비서 자리는 비워놨거든요.

김정은의 건강 이상 등 유고시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후견인 역할을 할 거라는 관측이 많은데요.

그런 면에서 이번에 김여정이 새로운 직함을 갖게 될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결국 당장 한반도 긴장 완화 노력에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역내 소위 신냉전 구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

우려스러운 게 김정은이 반미 연대를 강화해 신냉전을 고착화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거든요.

이번 전원회의에서 "반제 (반제국주의) 자주적인 나라들과의 전략적 협조 관계를 확대 발전시키고, 국제적으로 반제 공동 행동, 공동 투쟁을 과감히 전개하자"고 했다고 나옵니다.

새해에도 러시아와의 거래, 중국과의 관계에도 신경 쓰겠죠.

2024년이 북중 수교 75주년이기도 합니다.

결국 한미일 민주주의 진영과 북중러 권위주의 독재 세력 간 대결 구도는 이어질 거 같습니다.

통일연구원장의 언급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결국, 신냉전 대치가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거라는 설명인데요.

북한이 앞으로 도발 수위를 높일 거로 보이는데, 무엇보다 미국 대선 결과가 변수가 되겠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미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고요.

국정원은 과거 전례로 볼 때, 북한이 내년 4월 한국 총선을 앞두고 수위 높은 도발을 감행할 우려가 크다고 공식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른바 '대남 도발 주역 3인방'이 군과 공작기관 요직에 복귀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김영철과 DMZ 목함지뢰 도발 등을 지휘한 리영길과 박정천인데요.

7차 핵실험 외에도 국지 도발, 기획 도발 가능성도 낮지 않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입니다.

[앵커]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새해에는 민생과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결정을 내려서, 개방과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대화에 나서면 좋겠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관측은 맞지 않더라도 좋지 않을까요.

오늘 한반도 브리핑은 여기서 마칩니다.

시청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이치동 기자도 올 한 해 수고 많았습니다. (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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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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