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도 달릴 수밖에”… '취소율 제한' 쿠팡이츠 라이더의 위태로운 질주

김나현 2023. 12. 30. 18: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앞둔 주말,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전국에 많은 눈이 내리며 도로 곳곳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였다.

이어 "취소율이 높아지면 라이더들이 소속된 지사의 '관리비'와 배달 물량을 깎이니, 지사장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기사들을 쪼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나 쿠팡이츠플러스와 계약 맺은 지사들은 한 달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본사 정책에 항의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앞둔 주말,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전국에 많은 눈이 내리며 도로 곳곳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였다. 폭설이 시야를 가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배달 음식을 실은 라이더들의 오토바이가 도로 위를 질주했다. 흔히 배달플랫폼을 기반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배달기사는 스스로 일하고 싶은 시간과 장소를 정할 수 있는 자영업자로 인식되지만, 최근 쿠팡이츠플러스 라이더들은 회사가 사실상 ‘강제 배차’를 지휘하는 탓에 배달량을 맞추기 위한 위태로운 곡예 운전도 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전역에 눈이 내리고 있는 30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눈이 내리고 있다.   뉴시스
쿠팡이츠플러스 지사장협의회와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최근 적용된 ‘콜 취소율 제한’ 정책에 항의하며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지난 22일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30일 밝혔다. ‘콜 취소율 제한’ 정책의 핵심은 라이더가 음식을 받기 위해 식당에 도착한 후 조리 지연으로 20∼30분씩 무작정 대기하는 상황에서 콜을 취소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취소율이 일정 수준(전체 수행률의 10%)을 넘을 경우 배달 물량을 깎거나 라이더 ‘관리비’를 삭감하는 식의 패널티를 주는 것이다.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장은 “하루에 일정 물량 이상을 배달해야 하는 기사들에겐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며 “조리 지연으로 시간이 흘러가도 콜 취소를 못 하고, 달성해야 할 배달량은 있으니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취소율이 높아지면 라이더들이 소속된 지사의 ‘관리비’와 배달 물량을 깎이니, 지사장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기사들을 쪼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나 쿠팡이츠플러스와 계약 맺은 지사들은 한 달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본사 정책에 항의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사진=뉴스1
아울러 배달기사들은 한파나 폭설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본사가 거리 및 주문제한 등의 조처를 하지 않고 주문량 달성에만 집중한다고 한숨 섞인 목소리를 터뜨렸다. 쿠팡이츠플러스 소속 지사장 A씨는 “폭설 등으로 눈이 쌓이면 실질적으로 운행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지만, 본사 담당자는 프로모션을 언급하는 등 라이더의 안전에 무관심하다”며 “본사가 라이더의 콜 취소를 제한하면서 이를 어길 시 패널티를 부과하다 보니 이를 버티지 못한 라이더들이 지사를 떠나면서 라이더들을 관리하는 지사들도 타격을 입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는 날씨와 운행 여건을 고려하여 협력사와 소속 라이더들이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관리하고 있으며, ‘콜 취소율 제한’ 정책에 대해선 기사들이 배달 수락 후 취소를 남용할 경우 소상공인과 고객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반면 배달기사들과 지사장들은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플랫폼노동자’라는 통념은 허울일 뿐이며, 쿠팡이츠에서 ‘취소율’ 등을 관리하며 사실상 ‘강제 배차’하는 식의 ‘갑질’을 행한다며 팽팽히 맞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