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사느라 수고 많았다"…외톨이에서 원예작가로 데뷔한 '쪽방촌 주민들'
겨울 추위에 취약한 쪽방촌. 하지만 추워진 날씨만큼 마음이 얼어버린 이들은 바로 옆 방 사람과도 말 섞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구에서 이런 '외톨이'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특별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윤두열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발을 쭉 펴기도 힘듭니다.
1평 남짓한 공간으론 찬기가 그대로 들어옵니다.
일거리를 찾아 연고 없는 대구로 온 그가 갈 곳은 월 21만 원 짜리 쪽방뿐이었습니다.
텔레비전이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쪽방촌 거주민 : 공원을 가도 벤치에 혼자 앉아 있다가 돌아오고…]
그런 그가 방 밖을 나선 건 재밌는 수업이 있다는 복지사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조장님, 아까 신청곡이 뭐였죠?]
노래를 흥얼 거리면서도 이끼를 떼어 이리 저리 붙이는 표정은 진지합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채울지 막막했던 빈 액자…
이제는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신윤철/'만남의 바람' 전시회 참가자 : 꽉꽉 찬 모습으로 살기 위해서 희망을 꽉꽉 채우고자 하는 의미에서…]
잘 살겠다는 다짐을 채우고, 동료들에게 보내는 마음을 꽃으로 표현했습니다.
[이성용/'만남의 바람' 전시회 참가자 : 여인숙에서는 다 가족이 없고 혼자 사시는데 꽃처럼 활짝 핀 웃음 한번 지어줬으면 하는 그럼 마음에…]
그렇게 1년 완성작을 늘려가며, 사람과 함께 하는 즐거움도 쌓아갔습니다.
[이선진/대구 희망진료소 간사 : 떡도 맞춰 오시고 붕어빵도 가져오시고… 이분들은 순수하게 만남을 추구하시는 거 같아요.]
이들이 만든 작품은 '만남의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지역 카페와 병원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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