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대한민국 부자 엿보기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부자이고, 그들의 재테크 방식은 어떠했는지 한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올해 2023년 기준 대한민국 부자 수는 45만 6천명으로 총인구의 0.89%에 해당된다. 총 금융자산은 2,747조원으로 전체 가계 총 금융자산의 59%에 달한다. 올해는 최근 5년 내 처음으로 금융자산이 역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부자의 70.6%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고, 성수동을 포함한 성동구가 처음으로 부촌지역에 포함된 것이 특이점이다.
투자의 행태를 보면 금융투자에서 수익경험이 손실경험보다 많았다. 금융상품별로 살펴보면 ‘주식’과 ‘펀드(Fund)’에서는 손실을 경험한 부자가 감소하고, 수익을 경험한 부자가 증가하면서 금융투자 전체적으로는 수익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점은 지난 1년간 주택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부동산투자의 매력도가 감소하며 부동산 투자에서 손실을 경험한 경우가 많았고, 전년대비 손실을 경험한 자들도 늘어났다.
부자들의 내년 투자전략을 살펴보면 예금과 적금 그리고 주식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금리고점이 확인되면 ‘채권 직접투자’에 나설 부자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향후 1년 이내인 단기에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로는 주식과 거주용 주택을 가장 많이 꼽았고, 금. 보석, 거주용 외 주택을 선택했다. 작년 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였는데, 국제정세와 경제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자산가치의 하락위험이 그나마 적은 ‘금과 보석’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부자’의 사전적 의미는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을 의미한다. 부자의 51.0%는 총자산이 ‘100억 원 이상’은 되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즉 대한민국 기준으로는 금융과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을 포함한 ‘총자산’이 100억 이상인 자라보면 될 것 같다. 2020년 총자산 70억 이었던 부자의 기준은 유동성 증가와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2021년 총자산 100억으로 높아졌으며, 이후 3년 연속 100억을 유지하고 있다.
부자들이 부를 축적하는 데 가장 기여도가 컷 던 것으로 파악된 건 ‘사업소득’이었고 그 다음으로 ‘근로소득’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기반으로 소득을 창출하며 자산을 축적해가는 자수성가형 부자는 금융투자 상품인 ‘주식’,‘채권’, ‘펀드(Fund)’ 등에 대해 여전히 유망하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부자대열에 들어서게 된 원천이자 계기는 사업소득, 부동산 투자, 상속. 증여를 통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2021년 이후부터는 고소득 전문직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부자가 부를 축적하는 데 가장 기여도가 컷 던 것은 사업소득(31.0%)과 부동산투자(24.5%)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가 생각하는 종자돈은 8억 원이며, 최소 종자돈인 8억을 모은 시기는 평균 42세 였다. 종자돈을 마련한 방법은 ‘거주주택’, ‘거주용 외 아파트’, ‘주식’, ‘재건축 아파트’, ‘상가 및 예적금’ 순이었다.
부동산자산형 부자는 금융자산형 부자에 비해 위험중립형(33.3%)과 적극투자형(20%)이 많아 상대적으로 위험추구형 투자성향을 보였다. ‘5억 이상’ 대출을 받은 비율도 53% 가까이 되어, ‘부채도 자산’이라고 생각하며 부채활용에 있어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 보통은 금융자산이 10억에서 100억 미만을 ‘자산가’, 100억 이상 300억 미만을 ‘고자산가’, 300억 이상을 ‘초고자산가’라 정의한다.
‘부집중도’는 수치가 클수록 해당지역에 부집중도가 높고 고자산가가 많다는 의미다. 전국적으로 ‘서울시’와 ‘세종시’의 부집중도 지수가 1.0을 초과하여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제주시’, ‘대구시’, ‘경기도’, ‘인천시’의 순서로 나타났다. 부동산 소유형태를 보면 ‘자산가’는 개인명의의 거주용 주택, 거주용 외 주택, 상가 등 단일자산가치가 적은 부동산이 많은데 비해. ‘고자산가’이상의 경우 고가주택, 토지, 임야, 상가, 빌딩 등 단일자산가치가 큰 법인명의 부동산자산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올 한해 부자들의 총자산 포트폴리오(Portfolio)에서는 거주용 부동산과 예금과 적금, 빌딩, 상가의 비중이 늘었다. 부자들의 성향 상 특징이라면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강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에서 수익을 경험한 경우는 지난해 대비해서 소폭 증가했으며, 자산이 많을수록 수익을 경험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주식’과 ‘펀드(Fund)’에서는 손실을 보기도 하고, 거주용 외 부동산은 수익감소 등으로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감소하여 투자하지 않은 부자가 들도 많았다.
부자들은 단기와 중장기적으로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로 ‘주식’과 ‘거주용 부동산’을 꼽았다. 이 중 상대적으로 공격적 투자성향이 강한 ‘주식’이나 ‘ETF’에 대해서는 적절한 투자기간으로 1년에서 3년 미만이 36.8%로 가장 많았다. 주식 투자대상에 있어서는 해외주식 투자의향(41.8%)에 비해 국내주식 투자의향(74.8%)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해당 주식에 대한 정보 획득과 환율변동 등에서 자유로운 ‘국내주식’이 더 편리한 투자대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자들이 생각하는 향후 유망한 해외주식 투자 대상 국가로는 ‘미국(30.3%)’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시점 부자들의 해외 투자 대상국가로 미국 다음으로는 ‘유럽(10.5%)’으로 나타나 미국에 대한 투자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인플레이션(Inflation) 우려가 있지만 여전히 미국경제가 순항하고 있다는 점과 인공지능(AI) 등 기술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가진 자금보다 더 큰 자금을 끌어와서 이익을 확대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 레버리지(Leverage)투자다. 부자들이 자산을 늘리는데 활용하는 또 다른 성장동력 은 ‘부채활용’이었던 것이다. 부채를 활용하여 투자나 사업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특징은 총자산이 많을수록 부채규모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는데 있다.
마지막으로 부자들이 활용한 부의 성장 동력으로는 적절한 ‘자산배분전략’을 들 수 있다. 부의 원천인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의 일부가 ‘소득잉여자금’이 되어 축적된 다음 또 다른 부의 원천인 ‘부동산투자’나 ‘금융투자’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이었다. 부자들은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 비중을 높게 설정하는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했고, 총자산이 많을수록 다양한 부동산유형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부동산자산의 비중이 증가했다.
부자들의 자산을 늘리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목표금액’ 설정이었다. 이들은 목표금액 설정을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산을 늘리기 위해 더 열심히 소득을 창출하고, 저축하고, 투자하고, 레버리지를 활용했다. 과거에 비하면 한동안 저금리 환경이 지속적으로 이어진 까닭에 높은 수준의 부를 축적한 고자산가가 아니면 투자보다 소득창출 능력과 상속. 증여가 중요한 부의 원천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수저형과 자수성가형의 재테크방식의 차이를 살펴보면 위험지향 투자성향이 강한 자수성가형은 적극투자형 금융상품 투자성향이 강해 증권사에서 주식투자를, 안전지향 성향이 강한 금수저형은 은행에서 운용하는 금융자산인 예적금 투자 비중이 높았다. 특이점은 자수성가형 부자는 손실을 기피하는 성향이 커 손실을 실현하는 손절매(Loss Cut)에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종자돈 마련에 있어서는 자수성가형은 비교적 소규모 투자가 가능한 금융상품에서, 금수저형은 대규모로 투자하는 부동산을 활용해 현재의 자산을 형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래의 투자방향에 있어서는 금융자산형은 금융상품 투자로, 부동산자산형은 부동산자산 투자로 현재의 부를 축적했고, 미래에도 동일한 투자처를 고수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자산형은 부채가 자산이라는 답변이 많았고, 실제 부동산 담보대출을 이용할 의향도 높았다. 부채를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부동산자산형은 실제 이용행태에 있어서도 부채를 더 많이 활용하고 더 큰 자금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금융자산형은 예적금을 중심으로, 부동산자산형은 주식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새해에는 부자의 재테크 동향을 주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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